美 ‘김정은 타격 훈련’ 공개… 北ICBM에 ‘맞짱 무력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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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외교전 이후]强대强 대치… 한반도 위기 고조
한국 온 ‘죽음의 백조’ B-1B엔 오차1m 통합정밀직격탄 24발 탑재
김정은 집무실-은신처 등 공격가능… 美, 사드로 IRBM 요격훈련도 계획
北 “美의 적대시정책 청산 없이는 핵과 탄도로켓 끝모르고 강화될것”

8일 오전 강원 필승사격장 상공. B-1B 초음속 전략폭격기 2대가 굉음과 함께 두꺼운 구름층을 뚫고 나타났다. 이어 기체 하부의 무장창을 열어 레이저통합정밀직격탄(LJDAM)을 1발씩 투하했다. 폭탄은 가상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대에 정확히 내려 꽂혔다.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면 가차 없이 보복 응징에 나설 것이라는 메시지였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에 맞선 한미 연합 무력시위가 계속되면서 ‘강 대 강’ 대결 국면이 벼랑 끝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이날 투하된 LJDAM(GBU-56·탄두 무게 900kg)은 폭약을 제거한 비활성탄이어서 폭발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B-1B가 한반도에서 폭탄으로 대북 타격훈련을 벌인 것은 처음이어서 북한에 주는 충격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LJDAM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및 관성항법장치(INS)가 탑재된 기존 통합정밀직격탄(JDAM)에 레이저 유도장치까지 달아 오차가 1m 안팎에 불과하다. 김정은의 집무실이나 지하 은신처를 초정밀 타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백조를 닮은 외형 때문에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는 미국 폭격기 가운데 최대 무장량(약 60t)을 자랑한다. 최대 24발의 GBU-56을 실을 수 있다. B-1B 10대가 한 차례 출격으로 북한의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와 핵시설, 지휘부 등 240여 개의 핵심 표적을 제거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핵·미사일 추가 도발을 하면 미국은 B-1B의 추가 전개는 물론이고 B-2 전략폭격기와 전략핵잠수함(SSBN) 등 대한(對韓) 확장억제 전력을 대거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서 본토와 동맹국(한국)을 방어할 수 있는 군사적 대응 태세도 과시할 방침이다. 조만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알래스카주 태평양 우주발사시험장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요격시험이 처음 진행된다.

미국 미사일방어청(MDA) 대변인은 이번 시험이 북한의 화성-14형 발사 이전부터 계획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실상 북한 미사일 요격훈련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미 현지 소식통은 “북한 핵미사일의 미 본토 타격 위협이 현실로 닥친 만큼 실제 격추하는 상황을 상정한 훈련”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노동신문은 9일 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지지를 얻어낸 ‘한반도 주도론’과 ‘단계별 해법론’을 ‘파렴치한 기만술’ ‘낯 뜨거운 변명’으로 규정하고 “미국의 철저한 ‘승인’하에 북남관계 개선이나 대화를 추진한다는 것은 사실상 우리와 전면 대결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의 근원적 청산 없이는 핵과 탄도로켓은 끝을 모르고 강화된다”며 “조선반도 평화와 북남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북핵 폐기’ 망상에서 하루빨리 깨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문 대통령이 방미 기간에 ‘장진호전투 기념비’를 찾은 것에 대해 “미제 침략자들이 자기 민족과 부모, 자기 인생에 새겨놓은 사무친 원한을 절규하기는커녕 머리를 조아리며 생의 ‘은인’으로 떠받든 것은 참으로 수치스러운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트럼프가 베푸는 서푼짜리 환대에 넋이 나가 백악관 방문록에 ‘대한미국’이라는 글까지 남겨 세인을 웃겼다”며 조롱도 했다.

다른 논평에서는 “(B-1B의 출격이) 조선반도(한반도)에서 핵전쟁 도화선에 불을 달려는 전쟁 미치광이들의 위험천만한 군사적 도박”이라고 비난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황인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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