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軍당국 “중거리미사일로 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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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성공 선언/‘화성-14형’ 위력은]사거리外 기술력도 갖춰야 ICBM
불안감 차단 위한 평가절하일수도

북한은 화성-14형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4일 성명을 내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중거리로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 역시 이날 성명에서 “탄도체의 비행 궤도 자료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의 전술과 기술적 특성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대륙을 넘나들며 타격이 가능한 ICBM을 IRBM과 구분 짓는 가장 핵심적인 기준은 사거리다. IRBM의 사거리는 보통 3000km 이상, 5500km 미만이다. ICBM의 사거리는 최소 5500km를 넘어야 하지만 통상 1만 km 안팎 또는 그 이상을 일컫는다. 군 당국은 화성-14형의 사거리를 8000km 정도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 사거리만 놓고 볼 때 IRBM을 넘어 ICBM의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ICBM 성공으로 인정받으려면 사거리 외에도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과 핵탄두 탑재 능력 등을 두루 갖춰야 한다. 김승조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단순히 멀리 날아가는 게 아니라 정밀하게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제어 능력’을 ICBM 개발의 최종적인 성공 요건으로 꼽았다. 국제사회에선 1957년 러시아를 시작으로 미국 중국 인도 이스라엘의 5개국을 보통 ICBM 보유국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국제사회가 의도적으로 이번 화성-14형의 등급을 낮춰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 외교 당국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앞두고 북한이 ICBM 개발에 근접한 상황이 되자 국제사회의 불안감을 차단하기 위해 낮게 평가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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