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하루만에 시험 가동… 곧바로 요격 실전태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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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맥매스터 “배치 원활히 진행”
대선前 1개포대 가동능력 갖춰… 새 정부서 번복 사실상 불가능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경북 성주골프장 배치 하루 만인 27일 시험 가동을 거쳐 곧바로 실전 운용에 들어갈 것이라고 군 당국이 밝혔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를 (시험 가동 후) 실제로 바로 운용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실제 운용하는 것이고, 한미 양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환경영향평가 없이 (사드의) 야전 운용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문 대변인은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 성주골프장에 배치된 일부 발사대(2대)와 탐지레이더, 교전통제소를 서로 연결하면 초기 작전 운용 능력을 구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이 26일(현지 시간) 미 상하원 청문회에서 “조만간(in coming days) 한국에서 사드 시스템을 가동할 것”이라는 발언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군이 대통령선거(5월 9일) 이전에 나머지 발사대(4대)도 성주골프장에 배치해 사드 1개 포대의 대북 실전 태세를 갖출 것이 유력시된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25분간 통화하고 “북한의 도발 위협에 맞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날 사드의 전격 배치에 대한 야권 반발 등에 맞서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양측은 중국 등 국제사회와 강력한 대북 제재·압박을 지속하되 북한이 전략적 도발(핵·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경우 긴밀히 공조해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포함해 북한이 감내할 수 없는 징벌적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사드 배치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대선 주자들이 즉각적인 중단을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에서 사드 배치를 번복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국가 간에 합의된 주요 안보 현안을 되돌릴 경우 외교 관계와 국익에 큰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북한 핵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는 데 사드가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에 사드 배치는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을 움직여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카드는 잘못된 생각이다. 사드를 철수한다면 북한 비핵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중국의 인센티브와 우리의 협상력을 스스로 걷어차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도 “중국 입장에선 내부적으로 단합된 목소리를 못 내는 한국에 대해 ‘흔드니까 흔들리더라’ 하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고, 미국에는 ‘한국은 최후의 순간에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어 그대로 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우경임·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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