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최순실에 건넨 靑문건, 국가기밀로 생각 안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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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안종범 공판 출석해 진술, 朴 前대통령에 崔납품청탁 전달 인정

정호성 전 대통령부속비서관(48·구속 기소·사진)이 3일 법정에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에게 넘긴 청와대 문건 등 국정 관련 자료에 대해 “국가 기밀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58·구속 기소)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 전 비서관은 “최 씨가 자료 요구를 할 때 국가기밀이어서 못 준다고 거절한 적이 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이 최 씨에게 유출한 자료에는 감사원장, 국가정보원장 등 고위 공직자 인선안과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의 해외순방 일정표 등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문서가 다수 포함돼 있다.

이날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을 감싸는 증언을 쏟아냈다.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에게 연설문과 말씀자료를 보내도록 지시한 데 대해,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이 단어 하나, 뉘앙스에도 신경을 썼고, 일일이 말씀자료 고치는 것을 힘들어 하셨기에 최 씨 의견도 들어보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 씨 의견을 들어보라는 지시는) 국정 운영을 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옹호했다.

정 전 비서관은 2013년 10월 최 씨로부터 KD코퍼레이션 납품 청탁을 받아 이를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런 내용을 보고받은 박 전 대통령의 반응은 어떠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정 전 비서관은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은 정부의 중요 정책과제이기 때문에 당연히 좋게 생각했다”고 답했다. 최 씨는 KD코퍼레이션의 납품을 도와주고 현금 4000만 원과 샤넬 백 등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정 전 비서관은 최 씨에게서 받은 미르·K스포츠재단 이사장 및 사무총장 이력서를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이력서를 본 기억이 별로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은 “최 씨가 대통령에게 친전 형태로 보내는 봉투를 열어보지 않고 전달했기 때문에, 그 안에 이력서가 포함됐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정호성#최순실#국가기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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