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눈물 흘린 차은택 “최순실, 잘못 인정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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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아들이었는데… 수치… 최순실 씨는 누가 주범인지 알고있어… 지금이라도 국민에게 용서구해야”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구속 기소)이 법정에서 눈물을 흘리며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에게 잘못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최 씨의 변호인은 국정 농단을 차 씨가 주도했다는 주장을 펴며 “차 씨가 백만 군데 다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차 씨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증인과 고영태가 국정 농단의 주범이라는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검사의 질문에 “최 씨가 대한민국 문화를 위해 일해 달라는 요구를 자주 했고, 그 말만 믿고 욕심내지 않고 일을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고 씨나 그 일당과 비교되는 것 자체가 굉장히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또 흐느끼면서 “지금은 미르재단에 관한 일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지시한 사람들이 모두 부인하는데 한 번만이라도 인정한다면 그때 일했던 것이 이렇게 수치스럽진 않을 것 같다”며 “저는 항상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는데 지금은 절 부끄럽게 여기신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누가 주범인지)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당당히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상처가 치유될 수 있다”고 촉구했다. 증언하는 동안 차 씨는 최 씨를 단 한 차례도 쳐다보지 않았고, 최 씨는 간혹 민망한 듯 머리를 만졌다.

하지만 최 씨는 미르재단 설립 경위에 대해 차 씨에게 직접 질문을 하면서 “사익을 추구하려고 재단을 만든 게 아니지 않느냐. 억울하다”고 말했고, 차 씨는 “당시에는 좋은 의도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몰랐던 (최 씨의) 의도를 알게 돼 창피하다”고 반박했다.

김민 kimmin@donga.com·권오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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