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영장기각에 여야 상반된 반응…“법원 결정 존중” “재벌에 무릎 꿇은 사법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법원이 19일 최순실 씨(61·구속기소)측에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것과 관련, 여야는 상반된 반응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힌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정당도 “특검수사 차질”을 우려했다.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특검은 더욱 분발해 정경유착 관계 등 이번 사태에 대한 실체를 확실히 파헤쳐 재발방지에 도움이 되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새누리당은 이번 사태를 초래한 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책임지는 자세로 재발방지에 앞장서겠다”며 “정치권과 재계의 올바른 관계 정립을 위해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보수진영인 바른정당 측 오신환 대변인은 “영장 기각 결정은 사법부의 법과 원칙에 따른 결정이라 믿으며 그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특검 수사에 대한 차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시점에서 분명히 인식해야 할 점은 이번 결정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면죄부를 준 게 아니라 단지 구속영장 기각일 뿐이라는 점”이라며 “사법부 최종판단까지 갈길이 멀다. 특검은 기각에도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수사를 이어나가 국정농단 사태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한발 더 나아가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민심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역시나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자조가 나오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기 원내대변인은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 영장은 기각됐지만, 수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특검은 권력자와 비선실세, 그리고 삼성의 범죄행위가 단죄될 때까지 흔들림 없이 수사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연호 국민의당 수석대변인 직무대행도 “재벌에 무릎 꿇은 사법부, 법의 준엄함을 스스로 포기했다”며 “재벌만 만나면 작아지는 사법부의 행태가 이번에도 반복됐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사법부는 법을 외면하고 재벌을 택했다. 사법부는 정의를 짓밟고 불의의 손을 들었다”며 “사안의 중대성, 증거인멸 우려 등 구속영장 청구사유가 명확함에도 사법부는 법의 준엄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