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분열된 나라 하나로 묶는데 제 한 몸 불사를 각오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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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12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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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12일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묶는데 제 한 몸 불사를 각오가 돼있다”며 대선 출마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많은 분들이 제게 권력 의지가 있느냐 물었다. 그분들이 말씀하는 권력의지가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묶어서 다시 세계 일류국가로 만드는데 노력하는 의지라면 그 마음에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그분들이 말씀하시는 권력의지가 소위 남을 헐뜯고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정권을 쟁취하겠다, 권력을 쟁취하겠다는 권력의지라면 저는 권력의지가 없다”면서 “오로지 국민, 국가를 위해서 몸을 불사를 의지는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의 상황에 대해 “그동안 우리가 이룩한 국제적 위상 뒤에는 그만큼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뉘어있는 것 알았다. 나라는 찢어지고, 경제는 활력을 잃고, 사회는 부정으로 얼룩졌다. 젊은이의 꿈은 꺾였다”며 ‘총체적 난관’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부의 양극화, 이념, 지역, 세대 간 갈등을 끝내야 한다. 국민 대통합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 패권과 기득권은 더 이상 안 된다”며 “우리 사회 지도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이들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와 희생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박연차 23만 달러 수수설’을 비롯한 각종 의혹과 관련, “지난 50여 년간 유엔에서 국가와 민족 세계인류를 위해 공직자로서 일하는 가운데 양심에 부끄러운 일이 없다고 다시 한 번 명백히 말씀드린다”고 일축했다.

그는 “그간 지극히 계파적인 이익을 앞세워 일부 인사들이 보여준 태도는 유엔과 제 가슴에 큰 상처를, 실망을 안겨줬다”며 “이 어려운 시기에 헌신하고자 하는 저의 진정성, 명예, 또 유엔의 이상까지 짓밟는 행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유감스럽게도 아직도 광장의 민심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이해관계만 따지고 있다. 정말로 개탄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반 전 총장은 “저의 귀국 즈음해서 제 개인에 대해 여러 얘기가 떠돌고 방송 신문에 보도됐다. 그 모든 것이 진실과는 관계없다”며 “그동안의 저의 경험과 식견을 조국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순수하고 참된 소박한 뜻을 왜곡 폄훼하는 내용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도 “박연차 씨가 저한테 금품을 전달했다는 (것은) 도저히 제가 이해할 수 없고, 왜 제 이름이 거기에 등장했는지 알 수 없다”면서 “이 문제에 관해서는 이미 분명하게 제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제 말씀이 진실에서 조금도 틀림없다. 얼마든지 거기에 대해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정권을 누가 잡느냐 그것이 무엇이 중요한가”라며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치 교체가 이뤄져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그동안 귀국 후 국민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기회를 갖겠다고 했다”며 “내일부터 그 기회 갖겠다. 겸허한 마음으로 사심 없는 결정을 하겠다. 그 결정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마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반 전 총장은 “저는 대한민국 국민의 애국심을 깊이 믿고 있다. 현재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한국 국민이 정쟁을 중단하고 우리 국민 본래의 뜻과 결의, 애국심을 발휘한다면 마치 아침 새벽의 태양이 어둠을 뚫고 솟아나듯이 다시 밝은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 용기를 가져달라”며 “대한민국 국민들이 10년간 보여줘 저의 힘의 원천이 됐던 이런 은혜를 국가의 발전, 민족의 발전을 위해서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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