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말’ 전문가 “朴대통령 어법, 괴상망측…‘대전은요’ 조작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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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3일 11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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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박근혜 대통령의 어법은 괴상망측하다고 할까…”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말을 분석하는 작업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는 한국어 전문가 최종희 언어와생각 연구소 소장은 3일 SBS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와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어법을 이같이 혹평했다.

최 소장은 박근혜 대통령 화법의 가장 큰 특징에 대해 “진실과는 거리가 먼 말들”이라면서 “진실과 거리를 둔 말을 언어성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정치가들이 언어성형을 하기는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에는 정도가 심하고 양이 많고 반복되고 습관적이라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솔선을 수범해서’, ‘지하경제를 활성화하고’ 등 박 대통령의 어법을 지적하며 “말 전체가 그럴듯해 보이면 그걸 그대로 흡수하려고 하는 그런 경향이 아주 심하다”면서 “그래서 솔선수범이라는 낱말 뜻을 정확히 알지를 못하고, 그럴듯 하니까 그것을 ‘솔선을 수범하고’로 늘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기 과시적이거나, 권위적이거나, 수평적인 대화가 아닌 하향 지시적인 경우에 만연체를 많이 사용한다”며 “의사소통의 기본. 즉 상대방을 쉽게 이해시키고 설득하려는 의도보다는, 그저 일방적으로 자기 말을 하기 위해 꾸려내기에 급급하다 보니까 그런 식으로 말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어법을 ‘영매 어법’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어법이) 최태민교에서 직접 영향을 받으신 것이기도 하다”면서 “우주, 정성, 혼, 마음, 일편단심, 정신, 기운 등 최태민 씨가 애용하던 낱말이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어법 속에 그대로 들어있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 ‘유체이탈 화법’으로 지적 받는 것과 관련해선 “자기가 가장 높은 사람, 심지어는 ‘자기는 잘못하지 않는다’는 무오류의 착각까지도 젖어있는 사람이다 보니까 책임질 줄 모르고, 책임을 느끼지 못하니까 사과할 줄 모르는 것”이라면서 “사과할 줄 모르니까 책임을 다른 쪽으로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유세 중 피습을 당하고 수술 후 깨어난 다음에 했다는 “대전은요?” 발언과 관련해선 “그야말로 홍보 목적으로 조작된 말”이라면서 “입원한 후에 병실에 여러 사람들이 처음 들어왔을 때 그동안의 일을 보고 받으면서 얘기를 쭉 듣다가 ‘그런 것 말고 또 없었어요?’ 하다가 마지막에 ‘참, 대전은 어떻게 됐어요?’라고 했는데, ‘앞을 다 자르고 뒤에 것만 했다’고 당시 홍보에 참여했던 이정현 전 대표가 비화를 공개하지 않았냐”고 평가 절하했다.

끝으로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청와대에 머무르는 것 자체가 그 분에게는 비극적이었다”면서 “수평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 연습, 훈련 과정이 생략되다 보니까 일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토의나 토론 같은 것을 할 수가 없다. 그런 것을 오히려 일찍 깨달은 분이 육영수 여사다. 그래서 ‘청와대에만 갇혀 지내면 바깥 생활, 언어를 익힐 기회가 없구나’해서 그 분이 틀어준 게 TV 드라마”라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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