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주범’ 최순실, 첫 재판 출석…안종범·정호성은 불출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9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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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 씨(60)가 19일 열린 첫 재판에 출석했다. 최 씨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31일 검찰에 출석한 이후 50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이날 오후 2시10분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150석)에서 최 씨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이란 향후 공판이 집중적·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검찰과 변호인이 미리 쟁점사항을 정리하고 증거조사를 할 수 있도록 조사방법에 관해 논의하는 절차다.

이날 법정에 나온 최 씨는 검은 뿔테 안경에 머리를 뒤로 묶은 모습이었다. 수갑과 포승줄은 없는 채로 나온 최 씨는 검찰 출석 때와는 달리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드러냈다. 왼쪽 가슴에 '628' 숫자가 새겨진 노란 명찰이 달린 옅은 하늘색 수의 차림이었다. 앞머리 부분에는 흰 머리카락이 드러나기도 했다.

최씨와 함께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 등 구속 피고인들은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최 씨가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법정 출석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유리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씨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동북아의 이경재 변호사(67·사법연수원 4기)는 이날 법정 출석에 앞서 "최 씨는 오늘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할 예정"이라며 "(최 씨가) 성실하게 재판받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밝혔다.

최 씨에 이어 오후 3시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광고감독 차은택씨(47)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8) 등 5명에 대한 첫 준비기일이 이어졌다. 재판부는 이날 사건의 쟁점과 입증계획 등 앞으로의 재판절차를 논의한다. 원래 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반드시 나올 의무는 없지만 최씨 이외에 다른 피고인들도 법정에 설 가능성도 있다.

이날 재판에는 일반인 80명도 방청했다. 법원은 지난 16일 공개절차를 통해 응모한 213명 가운데 80명(경쟁률 2.66 대 1)에게 방청석을 줬다. 나머지 70석은 변호인과 피고인 가족, 기자 등에 배정됐다.

재판부는 국민의 관심과 사건의 중요성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법정 내 촬영을 허가했다. 이날 공개된 417호 대법정은 1996년 3월 전두환과 노태우 전 대통령이 비자금 사건으로 재판을 받은 곳이다. 당시 재판부는 사건의 중요성을 고려해 개정 직후 1분 30초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진 기자들의 촬영을 허용했다. 법원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이준석 선장과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의 재판 때도 법정을 공개한 바 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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