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정유라 35억 지원 부적절… 어쩔수 없는 사정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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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 청문회]이재용 “논란 커진뒤 보고받고 알아”
수사중 사안이라며 추가 답변 피해
삼성물산 합병엔 “승계와 무관” “우수한 분 있으면 경영권 넘길것”
한화증권 前사장 “찬성 압력 받아”

 “삼성 미래전략실에 대한 많은 의혹과 부정적 시각이 있다는 걸 오늘 느꼈습니다. 선대 회장(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께서 만드셨고, 회장(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께서 유지해 온 조직이라 함부로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국민 여러분과 의원님들께서 부정적 시각을 갖고 계신다니 없애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한 ‘깜짝 발언’이다.

 미래전략실은 이 창업주의 비서실로 출발해 이 회장 시절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으로 이어져 온 조직이다. 2008년 삼성 특검 직후 해체됐지만 2010년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같은 해 미래전략실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했다. 현재 삼성그룹 계열사의 인수합병과 인사, 감사, 대관 등의 업무를 총괄한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선임을 계기로 조만간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전략실 기능을 각 계열사 이사회 지원 조직으로 이관할 예정이었지만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미뤄졌다”며 “청문회를 계기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이사회 중심으로 기업 지배구조를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 승마 관련 지원은 모르는 일

 이날 미래전략실 해체 발표가 나온 이유는 미래전략실이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 및 최 씨 딸로 승마선수인 정유라 씨에 대한 지원,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관련 의혹의 중심에 있는 조직이 아니냐는 질타가 이어지면서다.

 이 부회장은 최 씨 모녀에 대해서는 논란이 불거진 뒤에야 보고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씨 승마 훈련 비용으로 35억 원을 지원한 데 대해서는 “적절치 못하게 지원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어떤 사정이었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여러 사람이 연루돼 있고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누구로부터 보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문제가 불거지고 난 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팀장들이 있는 자리에서 보고를 받았다”고만 답했다. 정확한 지원 액수 및 실제 금액을 집행한 사람을 묻는 질문에도 “정확히 모른다”고 대답했다.

○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문제는 적극 해명

  ‘모르쇠’로 일관하던 승마 이슈와 달리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찬성 의혹에 대해서는 이 부회장도 비교적 회사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누굴 위한 합병이었느냐”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첫 질의에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은 경영권 승계와 관계가 없다”고 단언했다. “내 일이 나보다 훌륭한 사람 찾아서 회사로 모시고 오는 것”이라며 “나보다 우수한 분이 계시면 언제든지 (경영권을) 다 넘기겠다”는 답변도 했다.

 합병 전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을 만난 것에 대해선 “국민연금에서 만나자고 먼저 요청해 와 실무자들과 함께 만났다”고 했다. 이어 “당시 합병 비율 조정과 관련한 안건은 있었지만 나에겐 주로 삼성 계열사의 미래 산업과 주주친화 정책 계획 등을 물었다”고 답했다.

 합병 비율이 잘못 산정됐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라 들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며 “국민연금이 우리 계열사에 투자해 가장 큰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아직 합병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면 합병이 옳은 일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한편 이날 참고인으로 참석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합병에 찬성해 달라는 압력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안 하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 부회장은 “한화증권의 세부 사항까진 모르겠지만 합병 타당성을 설명하려고 임직원이 발로 뛰었고 신문 광고도 냈다”고 반박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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