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ing]2016년 11월 촛불, 들불이 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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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마다 풀들이 상처를 널어 말리고 있다.

  낮도 저녁도 아닌 시간에,

  가을도 겨울도 아닌 계절에,

  모든 것은 예고에 불과한 고통일 뿐

  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모든 것은 겨울을 이길 만한 눈동자들이다.

              -나희덕 시인의 ‘11월’ 중에서-

2016년 11월,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음울하고 스산하다.

최순실이란 민간인의 국정농단 사태는 정부 관료 인사 개입부터 경제, 교육, 스포츠, 문화계까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헌법의 가치도, 생활의 규칙도 무너져버렸다.

잔인한 11월이다.

대답없는 청와대
대답없는 청와대
분노를 넘어 좌절감과 수치심으로 거리로 나온 시민들의 촛불.

그 촛불 하나하나는 물결이 되어 들불처럼 광화문광장을 시작으로 전국의 광장을 뒤덮었다.

비록 촛불 하나는 작지만, 수많은 촛불이 모여 가장 강한 항의를 하고 있다.

국민시선 쏠린 검찰
국민시선 쏠린 검찰
유모차를 끈 아이 엄마부터 초등학생, 중고교생, 대학생, 백발의 노인까지 각자의 소망과 변화에 대한 의지를 촛불에 담아 전국의 광장과 거리에 나섰다.

초등생 아들과 광장에 나온 한 어머니는 집회 참여가 대학생 이후 처음이라고 말한다.

제 살길만 찾는 국회
제 살길만 찾는 국회
허탈과 무기력이 21세기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법, 밤이 끝나면 새벽은 기필코 온다.

부정과 불법의 어둠이 사라질 때까지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사진: 동아일보 사진부 photo@donga.com·사진공동취재단  

글: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Feeling의 사진 원본은 동아일보 독자정보실을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 02-2020-0300
#촛불 집회#최순실#국정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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