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 행렬, 곳곳서 경찰과 대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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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세종로 농민대회 결국 무산
농민 트럭, 양재IC부근 한때 점거… 26일 촛불집회 참석 상경 재시도
법원, 잇단 평화집회에 ‘靑접근’ 허용… 첫 청와대 포위행진 이뤄질 듯

 법원이 처음으로 청와대로부터 약 200m 떨어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시위대의 행진을 허용하면서 26일 열리는 5차 촛불집회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장순욱)는 25일 “경찰이 금지·제한한 율곡로 이북 지역 집회 행진을 허용해 달라”며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법원은 청와대에서 200m 떨어진 곳까지 행진하겠다는 주최 측의 신고 내용을 금지한 경찰 처분을 정지하라고 결정했다. 다만 이곳에서의 행진은 오후 1시부터 5시 반까지, 집회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만 허락했다.

 법원은 앞서 네 차례 평화집회를 보고 집회 행렬이 청와대 코앞까지 행진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주최 측은 오후 4시와 8시 두 차례에 걸쳐 청와대를 에워싸는 이른바 인간 띠 행진을 하고 해당 장소에서 밤 12시까지 집회를 할 계획이었다. 법원이 이날 행진 가능 시간을 제한하면서 계획했던 두 차례 행진은 어려워 보이지만 제한 시간 전에 한 차례 정도 청와대를 에워싸는 행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청운효자동 앞에 모였던 집회 참가자들이 시간에 맞춰 물러나지 않을 수도 있어 자칫 충돌도 우려된다.

 일단 주최 측은 청와대까지의 행진을 일부 허용한 법원의 판단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에만 150만 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촛불집회는 1박 2일 밤샘 집회로 치러진다. 당일 오후 1시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에 모여 사전 행사를 가진 뒤 이튿날 오전 5시까지 광화문광장에서 시민자유발언이 진행된다.

 밤샘 집회로 치러지는 만큼 늦게 귀가하는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서울시는 지하철과 버스의 막차 시간을 평소보다 최대 1시간 연장한다. 또 경기도 방면으로 운행하는 광역버스도 연장 운행된다.

 이날 보수단체들의 맞불집회도 예고돼 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로 구성된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은 오후 2시 서울역광장에서 1500명이 모이고 같은 시각 여의도광장에는 애국시민연합 500명이 모여 대통령 퇴진 반대 집회를 연다.

 한편 25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서울에서 개최하려던 상경 집회는 경찰의 차단으로 무산됐다. 이날 전농 소속 농민들은 경기 일대에서 트랙터와 트럭을 앞세워 경부고속도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찰의 저지선에 가로막혔다. 그러나 전북 등지에서 올라온 트럭 150여 대는 양재 나들목까지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20분가량 상행선 5개 차로 전체를 점거해 큰 혼잡이 빚어졌다. 경찰은 교통 방해 혐의로 현장에서 농민 7명을 연행했고 일부 트럭을 견인 조치했다. 경찰은 정해진 주차공간으로 농기계와 트럭의 이동을 유도할 계획이지만 농민들은 국도 등을 이용해 상경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110여 개 대학 총학생회와 학생 단체들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소속 학생 2500명(경찰 추산)은 25일 서울 광화문광장 북측에서 촛불집회 전야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김단비 kubee08@donga.com·김도형 기자
#농민#집회#트랙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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