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탄핵 수용 시사…김병준 “정치권이 실기(失機)…총리부터 세웠어야”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1월 21일 14시 38분


청와대가 20일 검찰이 발표한 수사결과를 비판하며 '차라리 탄핵 절차를 밟자'고 시사한 데 대해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는 "걱정하던 부분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2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의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장 총리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뒷선으로 미뤄서 정국을 꼬이게 만드는지 정치권이 이해가 안된다"며 "정치권이 실기(失機)한 게 아닌가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대통령이 국회에 가서 여야 합의로 총리를 추천해달라고 그랬을 때는 여야 합의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며 "그런데 오늘 아침에 그러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이 나왔다고 하는데 걱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야 3당은 지난 8일 박 대통령이 정세균 의장을 찾아가 제안했던 여야 추천 총리 수용안에 대해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거부한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청와대가 탄핵 수용 카드 까지 꺼내든 이상, 이 상태로 진행되면 국회 추천자도, 김병준 내정자도 아닌 박 대통령의 복심 격인 지금의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에 오르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국회 추천 총리와 관련해 “조건이 달라져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전과 입장이 달라졌음을 시사했다.

김 내정자는 "청와대의 강경한 입장을 봤다"며 "대통령이 탄핵 소추를 받겠다는 입장이니까 정국이 (풀리는) 하나의 실마리가 될지 더 꼬이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를 세워서 더 이상 국정이 표류하지 않도록 하는 게 제일 급하고 그 다음에 탄핵을 하든 하야를 요구하든 그것대로 갈 수 있다"며 "자꾸 우선순위를 따지는데 순위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 같이 가도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탄핵 절차 수용이 시간벌기라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엔 "시간벌기가 되겠나. 특검을 빨리 하면 된다"고 했다.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되느냐는 질문엔 "(박 대통령과 관련한) 공소 내용, 조사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에 내가 말하기 힘들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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