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식물 대통령’ 거부하며 반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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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엘시티 철저수사” 지시, 하야-퇴진 거부… 장기전 모드로
문재인 “대통령 피의자로 수사를”, 野 퇴진운동… 19일 전국 촛불집회


 
검찰총장의 카드는… 청와대가 당초 검찰이 제시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16일 대면조사를 거부한 가운데 
김수남 검찰총장이 이날 굳은 표정으로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검찰은 “이미 마지노선을 넘었지만 금요일(18일)까지 조사할 수 
있다”며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검찰총장의 카드는… 청와대가 당초 검찰이 제시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16일 대면조사를 거부한 가운데 김수남 검찰총장이 이날 굳은 표정으로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검찰은 “이미 마지노선을 넘었지만 금요일(18일)까지 조사할 수 있다”며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국정 혼란이 심화되고 있지만 청와대와 여야가 ‘마이 웨이’를 가속화하면서 ‘최순실 게이트’ 정국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는 하야(下野) 요구를 거부하면서 ‘버티기’에 나섰고, 야당은 장외투쟁을 선언하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을 것”임을 거듭 확인하면서 각종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과 가장 가깝다고 자랑하고 다니는 정치인이 (부산) 엘시티 개발에 개입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근거 없는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에게 가능한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이 사건을 신속,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반면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검찰 조사 시점에 대해 명확히 언급하지 않고 있어 ‘조사를 최대한 늦추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순실 파문이 불거진 뒤 몸을 한껏 낮췄던 친박계도 장기전에 대비해 전열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이정현 대표 주재로 이날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 참석한 최경환 의원은 “아무 대안 없이 지도부가 그냥 물러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당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비주류를 겨냥했다. 친박계 일각에선 “시간이 흐르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야권은 본격적인 박 대통령 퇴진 운동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추미애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국민주권운동본부’를 발족했다. 민주당은 18일 당 차원의 시국집회를 서울 광화문에서 열고 19일에는 서울시당이 주도하는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이 수사를 거부하거나 검찰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검찰은 박 대통령의 형사소송법상 지위를 피의자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당 차원에서 19일 촛불집회에 참가할 방침이다.

 시민사회와 노동계도 박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주말 촛불집회를 계속 열 예정이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등은 19일 서울 등 전국 100여 개 시군에서 4차 촛불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한국노총도 같은 날 오후 1시 서울광장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노동탄압 분쇄 전국노동자대회’를 연다. 주최 측은 전국적으로는 12일 촛불집회 때보다 많은 100만 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택동 will71@donga.com·유근형·권기범 기자
#박근혜#최순실#엘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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