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최순실이 앉힌 장관·수석, 김종덕·김상률 말고 또 누군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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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상률 대통령교육문화수석,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의 임명과 관련해 차은택 씨가 “최순실 씨에게 청탁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김 전 장관은 차 씨의 대학원 지도교수였고, 김 전 수석은 차 씨의 외삼촌, 송 전 원장은 차 씨의 광고 발주에 도움을 준 측근이다. 비선 실세 최 씨가 장관과 대통령수석비서관 인사까지 직접 관여한 사실이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최 씨의 인사 개입 의혹이 처음 불거진 것은 10월 25일 최 씨 소유로 추정되는 태블릿PC에 담긴 파일이 공개되면서다. ‘역대 경호처장 현황’이란 자료와 함께 후보군이 들어 있어 최 씨가 경호실 인사에도 개입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그의 사무실에선 ‘민정수석실 추천인 및 조직도’라는 자료가 나와 민정수석 인사 개입 의혹까지 제기됐다. 최 씨가 장차관급 인사까지 개입했다면 이런 의혹들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이 최 씨에게 인사 청탁까지 할 정도였다니 최 씨가 얼마나 막강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 봐도 대통령비서실은 그의 비서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고리 3인방’ 비서관들은 10월 30일 사표가 수리될 때까지 최 씨의 수족처럼 움직였다. 안봉근 비서관은 최 씨의 청와대 무단출입을 도왔고, 정호성 비서관은 청와대 문건을 날랐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2014년 5월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간 것도 골프장 주인인 장모를 매개로 한 최 씨의 천거에 의한 것이었다는 말이 나온다. 심지어 최 씨 사돈도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한 것이 확인됐다.

 최 씨는 직접 또는 청와대에 심은 자신의 심복을 통해 박 대통령을 움직였고, 문체부 등 정부에 앉힌 인사들을 통해 문화 및 체육 분야의 정책을 좌지우지하면서 사익(私益)을 챙겼다. 그가 개입한 인사가 김종덕, 김상률 말고 또 누가 있는지, 박 대통령의 ‘수첩 인사’에서 최 씨의 인사가 어느 정도나 차지하는지 검찰은 샅샅이 밝혀내야 한다.
#최순실#김종덕#김상률#송성각#차은택#최순실 인사 개입#문고리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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