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가정보국장 “北 핵포기 안할 것” 발언, 백악관까지 불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8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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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 수장(首長)인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 비핵화는 불가능하다. (동결 등) 핵 능력 제한이 최선이다"고 한 발언의 파장이 백악관에까지 번지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클래퍼 국장 발언의 진의를 묻는 질문에 "미 정부의 현 대북 전략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퇴임 전 북한의 핵 포기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점을 클래퍼 국장이 언급한 것"이라고 복잡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어 "다음 대통령이 대북 정책을 변경하고 싶다면 그것은 그들이 결정할 사항이다. 하지만 우리는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포함해 비핵화에 관한 국제의무를 준수하게 하도록 국제사회와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대북 제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점을 재확인 것이다.

의회에서도 클래퍼 국장의 발언에 대한 비판론이 나왔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애덤 쉬프 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클래퍼 국장의 발언을 보고 놀랐다. 그는 진짜 고지식한 사람이다. 그의 발언은 이 정부의 정책도 아니고 나의 관점과도 분명히 다르다"고 비판했다. 이어 "핵무기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불가피하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이는 한반도뿐 아니라 우리 동맹에 실질적 위협을 초래하며 특히 다른 잠재적 핵확산국들에 대해 '핵무기를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고 있으면 다른 나라들이 결국 받아들일 것'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이날 워싱턴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미 정부의 입장은 당연히 비핵화이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바로 의미 있는 제재라는 것"이라면서 "현 시점에서 (클래퍼 국장처럼)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미국의 기본 입장이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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