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없는 유일호팀, 앞으로 1년이 더 걱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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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 경제혁신]
리더십 부재, 위기 돌파구 못찾아… 한은과 정책 엇박자 노출하기도

 
박근혜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1년이 더 큰 문제란 지적이 나온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제대로 된 경제정책 실행이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기획재정부는 산업 구조조정, 경기 부양, 미래 먹거리 발굴 등 산적한 경제 현안 앞에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사진)의 리더십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유 부총리는 올 초 취임사에서 “전쟁을 치르는 각오로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그의 행보를 두고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시장에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해 정책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 불거진 금리인상 논란이 대표적이다. 유 부총리는 8일 “한국은 아직 기준금리 여력이 있다”며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한국은행도 보조를 맞춰 달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즉각 “정책 여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금융 안정 리스크가 많이 커져 있어 (통화정책의 추가 완화는) 조심스럽다”며 정부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는 발언을 내놨다.

 두 사람이 ‘신경전’을 벌인다는 보도가 나오자 유 부총리는 “원론적인 차원에서 한 발언”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이틀 뒤 “재정은 쓸 만큼 다 써서 여력이 없다”고 말해 논란을 재점화시켰다. 한 민간 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의 스탠스가 오락가락하다 보니 시장에 더 혼란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재부가 정부 내 경제 관련 부처들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못하고 국회를 설득해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이끌어야 할 유 부총리의 대국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재부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 초기 수습 책임을 해양수산부에 맡겼다가 사태가 악화하자 뒤늦게 컨트롤타워로 복귀한 바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회를 설득하지 못하는 게 온전히 정부의 책임인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주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근본적인 산업 구조개혁은 어려워진 상황이지만 구조조정은 반드시 끝마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유일호#박근혜#경제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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