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구호에 그친 4·7·4 경제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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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朴정부 3개년 계획’ 지표 분석… 잠재성장률 계속 하락-고용률 66%
1인 GDP 2만달러대… 모두 미달

 박근혜 정부의 핵심 경제비전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사실상 용두사미로 끝날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추진 과제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하지만 박 대통령 임기 안에 3개년 계획이 제시한 거시경제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동아일보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회예산정책처,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내외 기관이 내놓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와 고용률, 국민소득 추이 등을 분석한 결과 거시경제 지표는 3개년 계획 전후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개년 계획은 박 대통령이 2014년 1월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경제정책 전략이다. 잠재성장률 4%를 달성해 고용률을 70%대로 끌어올리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 달러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게 핵심이다. 추진 기간은 2014년 하반기(7∼12월)부터 내년 상반기(1∼6월)까지다.

 현재 잠재성장률은 산업구조 개편, 노동개혁 등 구조개혁이 지연되면서 오히려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KDI에 따르면 지금 추세가 이어질 경우 현재 3.0%인 잠재성장률은 2021년 2%대로 떨어진 뒤 2026년 1%대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률 70%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 1∼8월 고용률은 65.9%다. 임기 내에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선 1년 4개월 남짓 사이에 4.1%포인트를 끌어올려야 한다. 이는 박근혜 정부 임기가 시작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고용률 증가폭(1.3%포인트)의 3배 이상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1인당 GDP는 새 정부가 들어서는 2018년에야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성장이 지체되거나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 더 늦어질 수 있다.

 이를 두고 ‘예고된 실패’란 지적이 제기된다. 대통령 임기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증 때문에 정부가 진정한 혁신보다는 단기 실적에만 매달린 결과라는 얘기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책 측면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했고, 혁신과제를 추진하는 관료들이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박근혜#경제혁신#3개년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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