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한 ‘모래시계 검사’에서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부패 정치인’으로 이미지가 급락했다. 보수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매김해 내년 대권에 도전하려던 꿈도 사실상 무산됐다. 홍준표 경남도지사(62) 얘기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 지사가 8일 징역 1년6월의 실형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받았다. 홍준표 지사는 “노상강도를 당한 기분”이라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어 질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홍준표 지사가 정치생명에 최대 위기를 맞은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그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였던 이미지 타격이 크다. 그는 1993년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슬롯머신 업계의 대부'로 불린 정덕진 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사 출신인 박철언 전 장관을 구속기소 해 '스타 검사'로 떠올랐다. 드라마 모래시계의 강우석 검사(박상원 분)가 그를 모델로 한 것으로 알려져 ‘모래시계 검사’란 별명도 얻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사실상 내년 대선 출마 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홍준표 지사는 평소 ‘여자와 돈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그는 이번 유죄 판결로 ‘검은 돈’을 받은 구태 정치인으로 낙인 찍혔다. 최대 장점이던 청렴 이미지를 잃은 것.
이번 유죄판결로 당장 도정 주요 현안의 추진동력 상실이 우려된다. 아울러 대권도전 구상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그는 지난해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새해부터 천천히 대권 준비를 하겠다"고 밝히며 대권 출마를 사실상 선언했다. 하지만 이번 판결 때문에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려던 계획은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더라도 선거를 준비할 기간이 너무 짧다.
2018년 6월 말까지 남은 도지사직을 수행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6일 홍준표 지사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를 '각하' 또는 '인용' 결정을 한다. 만약 인용돼 투표가 이뤄지고,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하고, 유효투표수의 과반수가 찬성하면 홍준표 지사는 도지사직을 잃게 된다. 투표가 이뤄지면 11월 말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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