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최휘 처벌 ‘예외는 없다’ 메시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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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또 ‘공포통치’]
김영철, 정보-자금 장악한 김정은 심복
최휘, 두달 전 김정은 추대연설 맡아
‘잘나가도 강제노역’ 공포 극대화

김용진 북한 내각 부총리의 처형과 더불어 ‘혁명화’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71)과 최휘 노동당 선전선동부 1부부장(61)은 김정은 시대에 가장 잘나가던 인물들이란 공통점이 있다.

무리하게 당 통전부의 권한을 확장 추진하는 등 권력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한 달간 혁명화를 다녀온 김영철 부위원장은 김정은 체제를 만든 1등 공신 중 한 명이다. 남쪽에는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지난해 목함지뢰 도발 등 각종 대남 도발의 원흉으로 알려진 그는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명된 뒤 개인교습을 맡았고 각종 정보를 제공했던 인연으로 승승장구했다. 김정은은 2009년 당시 정찰총국장이던 김영철을 돌격대로 내세워 북한의 3대 금고 중 하나로 꼽히던 노동당 작전부를 접수해 막대한 비밀자금을 손에 넣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과 같은 군부 원로나 외무성 통일전선부 등에서 “젊은 놈이 김정은에게만 잘 보이려고 하다가 나라를 망친다”는 원색적 비방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인정받아 노동당 부위원장과 통전부장의 자리에 올랐다.

최휘는 5월 노동당 7차 대회 때만 해도 전체 노동당원을 대신해 김정은을 당 대회 집행부에 추대하는 연설을 하는 등 올해 가장 잘나가는 간부로 지목됐다. 6·25전쟁 직후 평양시 건설을 총지휘하며 김일성의 눈에 든 최재하 전 건설상의 아들인 그는 북한판 ‘태자당(핵심 고위계층의 자녀들)’ 그룹에 속한 인물로 2012년 북한 최고훈장인 김일성훈장까지 받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모란봉악단과 공훈합창단을 이끌고 단장으로 중국을 방문했다가 최고 존엄이 무시됐다는 이유로 방문단을 이끌고 귀국하기도 했다.

이런 잘나가는 두 인물이 졸지에 혁명화 대상이 된 것을 두고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김정은은 가장 잘나가던 두 간부를 본보기로 삼아 그 누구도 자신의 처벌 앞에선 예외가 없다는 것을 전체 간부들에게 보여주려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김영철#최휘#혁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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