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미래형 車-의료 중심 산업기반 다져… 대구경제 체질 혁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민선6기 광역단체장 취임 2년 릴레이 인터뷰]권영진 대구시장

권영진 대구시장이 16일 대구 중구 서상돈 고택에서 동아일보-채널A 공동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상돈 선생은 조선 고종 때 
민족운동가로 1907년 국채보상운동 주역으로 활약했다. 권 시장은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대구의 정신을 살리고 지역경제의 체질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권영진 대구시장이 16일 대구 중구 서상돈 고택에서 동아일보-채널A 공동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상돈 선생은 조선 고종 때 민족운동가로 1907년 국채보상운동 주역으로 활약했다. 권 시장은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대구의 정신을 살리고 지역경제의 체질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힘겨운 날들도 있지만 새로운 꿈들을 위해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대구를 찾는 많은 관광객은 중구 방천시장 ‘김광석길’을 찾아 요절한 가수의 대표곡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따라 부른다. 경쾌한 이 노래를 흥얼거리면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도 잠시 잊을 수 있다.

대구 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후텁지근하고 축축 처지는 찜통 도시의 이미지가 ‘상쾌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여기에는 “대구가 이렇게 침체돼선 안 된다. 판을 철저히 바꾸는 변화가 절실하다”는 민심을 읽고 대구 경제의 체질을 개조하려는 권영진 대구시장(54)의 공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에서 정치적 기반을 다진 권 시장이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되자 뜻밖이라는 이야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2013년 8월 대구에 와 잠행하듯 많은 사람을 만나고 구석구석을 살피며 시민이 무엇을 갈망하는지 돋보기처럼 들여다봤다. 그리고 “대구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목숨을 걸겠다”는 구호를 앞세워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로부터 2년. 권 시장은 대구 경제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대구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나.


“해오던 대로 해서는 미래나 희망을 가질 수 없다. 대구는 산업구조가 취약한 데다 미래 성장을 이끌 새로운 산업에 대한 방향이 어정쩡했다.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한 대구의 분위기는 바로 이런 현실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쉽고 편한 길보다는 어렵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을 가야 한다. 국가산업단지와 테크노폴리스, 첨단의료산업복합단지에서 물산업과 의료산업, 에너지산업, 미래형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대구 경제를 바꾸고 있다. 상업용 1t 전기자동차는 내년부터 대구에서 생산된다. 대구는 본래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도시이지만 1980년대 이후 이런 정신이 많이 사라졌다. 이제 오랜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다.”

―대구공항 통합 이전이 큰 과제다.

“신공항 건설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나 참으로 가슴 아프다. 지방이 수도권과 경쟁하면서 국가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데…. 이제 대구로서는 대구공항과 K-2 공군기지 통합 이전이 최상의 방향이다. 국방부가 통합 이전에 대해 적정하다는 평가를 했으므로 이전 후보지 결정이 최대 과제가 됐다. 이전 지역 결정은 복잡한 과정이지만 대구와 경북이 한마음으로 소통하면서 추진하겠다. 10년 후 새 공항이 완료돼 대구·경북의 새로운 미래 이정표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도록 몸을 던져 준비하겠다.”

―광역단체장을 처음 해보니 어떤가.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중앙집권적 전통 때문에 지금도 수도권에 너무 집중돼 있다. 이런 구조가 계속되면 지방은 성장이 멈추고 퇴보한다. 지방자치가 약골이면 국가경쟁력도 결국 허물어진다. 다행히 최근 이런 상황에 변화가 느껴진다. 분권 개헌을 통해 진정한 지방분권시대로 가야 한다는 논의가 이전과 다른 분위기에서 나오고 있다. 지방의 힘이 국가의 힘이 된다는 방향이다. 광역단체장을 하면서 이런 측면을 절실히 느낀다. 지역 발전과 국가 성장은 맞물려 있다. 성공적으로 광역단체장을 마치고 국가 지도자로 나아가고 싶다.”

―새누리당의 신뢰 회복을 위한 고언은….

“국민적 신뢰가 높지 않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당 돌아가는 걸 보면 안타깝고 화도 난다. 국민의 삶은 어려운데 과연 국민과 어려움을 함께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4월 총선 이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보여주기 정도에 그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구의 꿈은….

“달구벌의 미래, 즉 대구(大邱)가 이름 그대로 세상의 ‘크고 높고 넓은 언덕’으로 성장하는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좋아하는 축구를 하다 여러 번 다리가 부러졌지만 그럴수록 축구를 더 사랑하는 심정과 비슷하다. 대구에 사는 게 자랑스럽고 대구를 찾는 관광객은 매력을 느끼도록 하고 싶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의 바람은 희망과 기대, 용기의 신바람이다. 달구벌 대구가 김광석처럼 사랑받도록 시민과 함께 상쾌한 날개를 펼칠 것이다.”
 

:: 권영진 대구시장 ::

경북 안동시 남선면 두메산골에서 3남 1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축구 명문 대구 청구고와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고려대 대학원에서 북한 핵문제 등 통일 관련 연구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원생 총학생회를 처음 창립해 회장으로 활동했다. 국토통일원(현 통일부) 통일정책실에서 7년 근무하면서 통일에 대한 깊은 문제의식을 쌓았다. 한나라당 시절 ‘미래연대’ 공동대표(2003년)를 맡아 당 쇄신에 앞장섰다. 오세훈 서울시장 때 정무부시장(2006년)으로 1년 6개월간 일했다. 18대 국회의원(서울 노원을)을 거쳐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선대위 기획조정단장을 맡았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권영진 대구시장 인터뷰는 22일 오전 8시에 시작하는 채널A 시사교양 프로그램 ‘아침경제 골든타임’에서도 방송됩니다.
#권영진#대구시장#광역단체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