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김덕중]“추석 이산가족 상봉” 국회의장, 발언에 책임져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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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달 2일 그의 취임 이래 무엇보다도 중요해 보이는 발언을 했다.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올해 추석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고 나아가 정례적인 상봉 추진을 전향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고령 이산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 시간이 없다. 매년 300여 명의 이산가족이 상봉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돌아가신다”면서 올 추석 상봉을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고령화에 따른 이산가족 상봉 필요성이 시급한 만큼 국회의장으로서 이산가족의 제반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나도 이산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 북한에 6·25전쟁 중 헤어진 막냇삼촌이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정 의장의 발언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국회의장을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당로자로 볼 순 없다. 그러나 한 나라의 입법부 수장으로서 위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은 안보상 환경이 매우 좋지 않다. 이 마당에 무슨 이산가족 상봉이냐고 힐난하는 목소리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정 의장 말처럼 이산가족 문제는 어디까지나 인도적 차원의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을 안보 문제 등에서 떼어내 고려할 것을 남북한 당국과 양측 적십자사에 촉구해 두고 싶다. 아울러 정 의장도 기왕 내놓은 발언에 큰 책임감을 갖고 올 추석에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도록 백방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입법부 수뇌의 발언이 실없는 일회성 자가선전용으로 끝나서야 되겠는가.

김덕중 한국정치문화원 회장·전 가천대 객원교수
#정세균#남북 이산가족#6·25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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