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여기서 밀리면 레임덕” 정면돌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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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사퇴거부, 대통령 의중 담긴듯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관련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사흘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몽골을 방문했다가 18일 귀국한 박 대통령은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국정을 챙기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박 대통령은 ‘정면 돌파’ 방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접촉을 하지 않아온 우 수석이 직접 나서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힌 것도 박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여기서 물러서면 레임덕(권력 누수)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우 수석과 관련된 의혹이 많기는 하지만 팩트(사실)로 확인된 것이 없지 않느냐”며 “이런 상황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계속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청와대 다른 참모는 “우 수석이 직접 언론 앞에 섰다는 것은 그만큼 억울하고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본다”며 “본인이 강하게 의혹을 반박하고 있고 내용에 타당성이 있으니 그냥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면을 진정시키기 위해 지금 우 수석을 물러나게 한다면 야권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여권의 원심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취지다.

한번 믿은 사람은 여간해서는 바꾸지 않는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도 정면 돌파 기류의 한 배경이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성완종 게이트’ 당시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를 받아들인 적이 있지만 그때는 구체적인 증언이 있었기 때문이었으며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다만 청와대 내에서 “우 수석에 대한 의혹이 계속 나오면 청와대 전체의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우병우#레임덕#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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