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입’ 논란 현기환 “(VIP 뜻에) 따르라” …靑 “개인적으로 한 말” 선긋기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7월 20일 1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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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에 이어 현기환 전 청와대정무수석도 4∙13총선을 앞두고 경기 화성 갑 출마를 선언한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기라고 종용했음을 보여주는 녹취파일이 추가로 나왔다.

화성갑은 친박(친 박근혜)계 서청원 의원이 19대 국회인 2013년 10월 보궐선거에 이어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당선된 곳이다.

19일 한 언론이 공개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4∙13총선 전인 지난 1월 말께, 당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었던 현기환 전 수석은 화성 갑 예비후보인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VIP 뜻에) 따르라. 판단 제대로 하시라”고 압박했다.

현 전 수석은 “‘서청원 전 대표 가는 지역(경기 화성갑)엔 안 가겠다. 그건 약속한다’ 저한테 그랬습니까, 안 그랬습니까”라고 언성을 높였다.

그는 “저하고 약속하고 얘기한 건 대통령한테 약속한 거랑 똑같은 것 아니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복잡한지 아느냐”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이 “이게 VIP(대통령) 뜻이라면 내가 따를게”라고 하자 현 전 수석은 “예, 따르세요. 길어져 봐야 좋을 것 없습니다. 판단 제대로 하시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 전 수석은 이날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본인(김 전 의원)이 서 전 대표 출마 지역에 나가지 않겠다고 먼저 얘기를 했으니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라며 대통령을 판 게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총선 앞두고) 다 버리고 나오겠다고 하니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얘기한 것”이라며 “이걸 공천 개입이라고 하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현 전 수석)개인적으로 한 말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왜 그렇게 말씀을 했는지 제가 잘 알지 못한다. 개인이 한 말인데, 그 내용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면서 “현 수석 본인이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윤상현 의원도 4∙13 총선을 앞두고 김 전 의원에게 지역구 변경을 요구하는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친박계 공천 개입설’ 파문이 일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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