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반환점을 넘긴 권선택 대전시장은 “남은 임기 동안 청년 일자리 창출, 원도심 활성화 등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시 제공
‘경청과 현장 행정.’
최근 권선택 대전시장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말이다. 그는 취임 후 국방신뢰성시험센터, 대전산업단지 재생사업 추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 취임 초기부터 대전도시철도 2호선을 종전 ‘고가 방식 자기부상열차’에서 ‘노면 트램’으로 전환한 뒤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청년 일자리 창출, 국립철도박물관 유치, 대전의료원 건립 등 현안 사업에 골몰하고 있다. 권 시장에게서 향후 시정 구상을 들어봤다. ―대전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시철도를 노면 방식 트램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트램으로 결정한 것은 ‘사람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다. 자동차 위주의 교통 대책으로는 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트램은 도로에서 쉽게 타고 내릴 수 있어 교통약자에게 편리해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하는 현대 대도시 환경에 잘 맞는 시스템이다. 또 트램은 건설비용이 지하철의 6분의 1, 고가 경전철의 3분의 1 수준이고 운영비도 전철의 절반 이하다. 안전성도 인정받아 프랑스 파리, 독일 뮌헨 등 세계 150여 개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다. 대전은 지난해 4월부터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덕구와 유성구에 2개 시범노선을 2020년에 개통하고, 2호선 본노선은 2021년에 착공해 2025년에 개통할 예정이다.” ―대규모 국비 프로젝트인 국립철도박물관 유치를 위해 전국 11개 도시가 경합 중인데….
“대전은 1905년 경부선 철도 개통과 함께 성장한 대한민국 대표 철도 도시다. 경부선과 호남선이 갈라지는 곳이며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 본사도 대전에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철도 관사촌 40채와 철도보급창고 등 풍부한 철도 문화유산이 있다. 대전시는 다른 도시에는 없는 도심 통과 대전선 철길에 관광형 증기 기관차를 운행하는 등 다양한 유치 전략을 내놓았다.” ―대전은 청년 비율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만큼 청년 일자리 문제도 고민일 텐데….
“대전은 대기업 등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고 서비스업 비중이 77.3%로 서울(83.7%)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아 청년실업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올해를 ‘청년 대전의 원년’으로 삼고 일자리 5800개 창출을 목표로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청년인력관리센터를 설치했고 다양한 정책으로 많은 청년이 취업했다. 맞춤형 창의인재 육성, 청년혁신 스카우트, 전통시장 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 등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대전도 충남도청 이전 등으로 원도심이 쇠퇴했는데….
“지난해 ‘도시재생본부’를 출범시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올해는 대전역과 옛 충남도청, 중앙로를 도시 재생의 3대 중심축으로 삼고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우선 2020년까지 1조4000억 원을 투입해 대전역 동광장을 문화·컨벤션 등 복합상업시설과 간선급행버스(BRT) 환승센터 등으로 개발한다. 대전 역사(驛舍)를 증축하고 철도 관사촌 복원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 밖에 옛 충남도청과 충남지방경찰청 부지는 퍼블릭 아트마켓, 전시 및 공연 지원 공간, 창업 지원 공간 등 문화와 비즈니스가 연결되는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민선 6기 전반기 2년 동안 대형 국책사업 유치 등 성과가 많았던 것으로 평가되는데….
“대규모 상징적인 사업 40건 이상이 해결되거나 타결됐다. 대형 국책사업을 유치했거나 국가사업으로 반영된 사업도 10건에 이른다. 대구 등 8개 지방자치단체와 경쟁해 유치한 국방신뢰성시험센터, 일본 고베 및 부산 등과 경합해 성공한 아시아태평양 도시 정상회의 등도 성과다.”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전반기 시정이 대전 발전과 시민 행복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면, 하반기에는 이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데 집중할 것이다. 도시의 외연 확대와 외부의 우호 지지 세력 확보, 새로운 먹을거리 산업 발굴 등에 역량을 모을 예정이다.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으로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는 등 ‘시민이 행복한 대전, 시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시정’을 펼치도록 하겠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 권선택 대전시장
대전 중구 목달동에서 태어났다. 대전 산서초, 충남중, 대전고,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거쳐 1977년 제20회 행정고시에서 최연소 수석을 차지하며 공직에 입문했다. 충남도 기획관, 대전시 기획관리실장 행정부시장 정무부시장 등을 역임한 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에는 대통령인사비서관을 지냈다. 제17대 총선에서 대전 중구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됐고, 18대에는 자유선진당 국회의원으로 원내대표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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