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산업-석유물류 허브로 도약… 조선업 위기 정면돌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민선6기 광역단체장 취임 2년 릴레이 인터뷰]김기현 울산시장

《 다음 달 1일 현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임기 반환점을 맞는다. ‘갈 길이 멀다’는 말을 듣던 한국의 지방자치는 민선 6기 들어 눈에 띄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와 채널A는 4년 임기의 절반을 채운 광역자치단체장을 만나 지금까지 성과와 향후 계획을 물었다. 경제위기, 소통부재 등에 대한 해법도 들어봤다. 스타트를 끊은 김기현 울산시장 인터뷰는 7일 오전 8시 시작되는 채널A 시사교양 프로그램 ‘아침경제 골든타임’에서도 방송된다. 》

김기현 울산시장은 “울산은 대한민국 경기 상황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경기 선행도시’”라며 “현재의 조선업 위기를 돌파해 울산 경제를 살리고 한국 경제가 재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 제공
김기현 울산시장은 “울산은 대한민국 경기 상황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경기 선행도시’”라며 “현재의 조선업 위기를 돌파해 울산 경제를 살리고 한국 경제가 재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 제공
‘주울야경 주울야세(晝蔚夜京 晝蔚夜世).’

김기현 울산시장(57)이 자주 언급하는 사자성어다. 본인이 직접 만든 표현이다. ‘낮에는 울산, 밤에는 서울이나 세종시에 머물며 국비를 확보한다’는 뜻이다. 실제 김 시장은 일주일에 2, 3일가량 서울과 세종시 출장길에 올라 ‘길 위의 시장’으로 불린다.

올해 울산시가 확보한 정부 예산은 약 2조3103억 원. 울산시 역사상 최고다. 최근 2년간 국내외 기업 144개로부터 7조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덕분에 김 시장은 한국갤럽이 6개월마다 실시하는 전국 시도지사 직무평가에서 취임 이후 세 번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걱정도 많다. 조선업 위기에 따른 악영향 탓이다. 김 시장으로부터 대책을 들어봤다.
―울산의 3대 주력업종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이다. 이 중 특히 조선업 위기로 울산경제도 어려움이 심하다. 시 차원의 대책이 있나.

“4월 한 달간 현대중공업 노사와 사내 협력회사, 부품협력업체 대표와 간담회를 열어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했다. 그 결과물이 ‘조선산업 위기대응 10대 종합대책’이다. 1650억 원 규모의 긴급 추가경정예산을 지원했고, 조선업종 경영안정자금을 100억 원으로 두 배 늘렸다. 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조선산업 위기 대책 지원단’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 및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울산은 수소산업 기반이 탄탄하고 동북아 오일허브(hub)도 조성 중이다. 에너지 분야만 놓고 보면 다른 어느 곳보다 비전이 밝아 보인다.

“울산에서는 국내 총생산량의 60%인 연간 90만 t의 수소를 생산한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체제도 갖췄다. 수소충전소도 크게 늘리고, 2019년까지 432억 원을 들여 수소연료전지 실증화 단지도 만든다. 울산신항 일대에는 2025년까지 2840만 배럴을 저장할 수 있는 석유저장시설도 건설 중이다. 완공되면 울산은 동북아 석유 물류·금융의 중심지로 도약할 것이다.”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ICT)과 생명공학기술(BT)을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겠다는 구상도 눈길을 끈다.

“조선업에 ICT를 융합해 안전과 편의를 모두 극대화한 스마트십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와 수소차, 스마트카 등 친환경 스마트카 산업 연구개발(R&D)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울산그린카기술센터도 지난달 문을 열었다. 화학산업과 BT를 융합하는 바이오화학산업 육성을 위해 367억 원을 들여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도 올 3월 문을 열었다.”
―울산 신불산(해발 1209m)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이 10여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울산은 산업과 산악, 해양, 생태, 역사·문화가 어우러진 도시다. 신불산을 포함한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을 위해 2019년까지 28개 사업에 5400억 원을 투입한다. 신불산 케이블카(행복케이블카)는 환경 훼손을 최소화할 노선을 찾고 있다. 광역시 승격 20주년이 되는 내년을 ‘울산방문의 해’로 정하고 아시아 조류박람회와 한중일 지방정부 교류회의 등 대규모 국제행사도 열 계획이다.”
―총선에서 패한 새누리당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국민들은 일자리와 먹고살 걱정을 하는데 여당인 새누리당은 친박-비박 갈등으로 신뢰를 잃었다.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제2의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 민심을 파고들 정책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펼쳐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방한 후 새누리당의 대권 ‘잠룡’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치하는 사람은 누구나 큰 꿈을 갖고 있지만 임기 동안 경제 재도약과 도시 품격을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다. 시장 역할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면 시민과 국민이 제대로 평가해 줄 것으로 믿는다. 대권 출마 여부는 그때 가서 신중하게 검토하겠다.”
※ 김기현 울산시장

울산 북구 강동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 부산으로 이사 가 부산동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대구지법, 부산지법 등을 거쳐 1993년 울산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소속으로 17대 총선 때 울산 남을에서 처음 당선돼 19대까지 내리 3선을 기록했다. 새누리당 대변인과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 의장 등을 지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광역단체장#김기현#조선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