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부 장관 “사드 배치 의지 분명히 가지고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4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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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한미간 ‘엇박자’ 논란이 일었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 “(사드 배치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한미가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한 장관은 4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15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본회의 연설을 한 뒤 사드 배치 논의 상황에 대한 한 참석자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현재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보유 중인 방어체계는 하층 단계 방어에 그친다”면서 “광범위한 지역을 방어할 수 있는 사드가 배치된다면 군사적으로 훨씬 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군에는 패트리엇(PAC-2)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유일하게 배치돼 있다. 주한미군에는 PAC-2와 이를 개량한 PAC-3 등 패트리엇 발사대 96기가 배치돼 있는데 패트리엇 미사일의 최고 요격 고도는 PAC-3 기준으로 40km에 불과해 하층 방어만 가능하다. 이에 반해 사드는 최고 150km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사드가 배치될 경우 사드로 상층에서 한 번 요격을 시도하고 실패 시 패트리엇으로 다시 하층에서 요격하는 다층 방어방 구축이 가능해 요격 실패율을 줄일 수 있다.

한 장관은 이어 “(사드 배치는) 철저히 대한민국 국익 및 안보 관점에서 보고 있는 문제”라며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배치 논의를 철회하거나 배치 결정을 연기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미 공동 실무단은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문제를 두고 3월부터 사드 포대의 배치 부지, 안전, 비용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 한 장관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는 한미 공동 실무단이 마련한 건의안을 한미 양국 정부가 승인하는 과정을 거쳐 추진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이날도 반복하며 사드 배치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싱가포르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샹그릴라 대화 중 열릴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언급하며 “이번 회담에서 (한민구 장관과)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드 엇박자’ 논란이 일었다. 우리 국방부가 “사드는 이번 회담의 의제가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한미간 사드 배치 논의에 이견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샹그릴라 대화를 통해 한미가 사드 배치에 의견을 함께 한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되면서 엇박자 논란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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