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도전’ 시사 반기문 “언론보도 과잉·확대해석 됐다” 신중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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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26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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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UN사무총장은 26일 전날 자신의 관훈클럽 포럼 발언을 ‘대선 도전 시사’로 풀이한 언론보도에 대해 “어제 관훈클럽에서 한 얘기가 너무 과잉해석 된 것 같다”며 시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전 제주 롯데호텔에서 반 총장과 전직 외교부 전직 고위 관료 등의 조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이)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며 이렇게 말했다.

반 총장은 전날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언론인 간담회에서 "(임기 종료 후)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것을 그때 가서 고민하고 결심하겠다"며 내년 대선에 도전할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쳐 관심이 집중됐다.

반 총장은 "국가가 너무 분열돼 있다. 정치지도자가 국가 통합에 나서야 한다"며 "국내에서 벌어지는 정쟁, 계파·지역 분열을 누군가가 없애야 한다. 모든 것을 포용하고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도 했다.

나 의원은 그러나 "그게 지금 바로 '대권출마를 결심한 듯이 많이 보도됐는데 확대해석 됐고 과잉된 것 같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고 반 총장의 말을 전했다.

반 총장은 전날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자신의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키자 수위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의 대선도전 시사에 야권을 중심으로 유엔 결의안 위반 등을 지적하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반 총장은 이날 조찬모임에서 올해 말 임기종료 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은 2006년 외교통상부 장관 재임 시절 공직자 재산신고 때 자신 명의의 서울 서초구 동작구 사당동 소재 아파트를 신고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조찬에는 공로명, 송민순, 김성환 전 외무부 장관을 비롯해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 오준 유엔 대사, 최종문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이태식 전 주미대사, 주철기 전 외교안보수석, 박수길 전 유엔대사, 박준우(세종재단 이사장) 전 정무수석, 임성준 전 캐나다 대사, 조창범 전 호주대사 등 전·현직 외교부 고위 인사들과 나 의원, 반 총장을 수행한 김원수 유엔 사무차장 등이 함께 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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