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리비아 카다피 시절 핵물질 대가로 54억 원 송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3일 22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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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정권 시절 리비아가 북한에서 핵물질을 수입하고 그 대가로 수십억 원을 건넨 것으로 보이는 대북 송금 기록이 확인됐다.

마이니치신문은 2011년 시민군에 의해 축출돼 사망한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전 대통령이 집권 시절 비밀리에 핵개발을 추진하면서 핵물질 반입의 대가로 400만 유로(약 54억 원)를 북한 측에 건넨 것으로 보인다고 23일 보도했다. 이 돈은 2002년 7월 북한 기업의 두바이와 마카오 계좌에 달러 유로 스위스 프랑 등을 이용해 입금됐다. 신문은 “그 해 북한이 핵 암시장에서 고농축우라늄의 원료가 되는 6불화우라늄을 수출한 만큼 송금은 그 대가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6불화우라늄은 농축우라늄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중간 가공물이다.

북한과 리비아와의 핵물질 거래 의혹은 예전부터 제기됐다. 2005년에는 미국이 “북한이 파키스탄 밀거래 조직을 통해 2000~2001년 리비아에 1.8t의 6불화우라늄을 팔았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한국과 일본 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신문은 카다피 시절 리비아가 세계 곳곳의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핵개발 관련 기기 대금을 지급했다고 전했다. 리비아는 핵무기 개발을 위해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구축한 핵 암시장에 접촉했다. 2000년 3월~2003년 9월 거액을 주고 고농축우라늄을 만들기 위한 원심분리기와 핵무기 설계도 등을 차례로 입수했다.

또 레바논 등의 은행을 이용해 조세피난처인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라트비아 두바이 등에 개설된 차명 계좌나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돈을 보냈다. 송금 횟수는 57회이며 금액은 총 1억1000만 달러(약 1300억 원)에 이른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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