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지도부·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분리론을 내세웠다.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11일부터 사실상 겸직해온 비상대책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압박한 것이다.
친박계는 새 비대위원장 후보로 강재섭 전 대표,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을 거론했다고 한다. 한 친박계 의원은 “비대위원장이 바뀌면 (김영우 의원과 이혜훈 당선자 등) 비박계 중심의 비대위원들도 자연스럽게 교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박계는 “(친박계가 의도하는) 관리형 비대위 체제는 안 된다”면서 비대위와 혁신위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 한 비박계 의원은 “(친박계가) 컨트롤이 잘 안 되는 정 원내대표를 배제하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논란 끝에 참석자들은 대체로 ‘혁신 비대위’ 구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 매진해야 할 정 원내대표가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준비와 당의 혁신 작업까지 책임지는 ‘혁신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건 무리라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새누리당 비대위·혁신위 구성을 둘러싼 계파 싸움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양상이다.
다만 이날 중진 의원들은 비대위원장 겸직 여부 등에 대한 최종 결정은 정 원내대표에게 일임하기로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원장 겸직 여부를 묻자 “(내가 하면) 왜 안 되느냐”면서도 “의견을 폭넓게 듣고 심사숙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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