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경제 구조조정 골든타임 얼마 안남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3일 03시 00분


정치권에 노동시장 개혁 등 호소… 박용만 회장 “경제법안 빨리 처리를”

“삼성, 대우 조선소에서 한 프로젝트 끝나면 2000∼3000명이 나가야 합니다. 지금처럼 수주가 계속 없으면 내년까지 2만∼3만 명이 거제 밖으로 나가는 상황이에요.”(원경희 거제상공회의소 회장)

“조선업체들이 잘나갈 때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했으면 이렇게까지 사태가 커지진 않았을 거예요. 반, 아니 3분의 1이라도 건지려면 구조조정하고, 노동개혁도 빨리 해야 합니다.”(조성제 부산상의 회장)

12일 충남 아산시 충무로 온양그랜드호텔의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경제인들은 한목소리로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국상의 회장 71명 중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포함해 53명이 참석했다.

조선업 비중이 높은 지역의 경제인들이 말하는 위기의식은 극에 달해 있었다. 이현호 군산상의 회장은 “지난해 한국GM이 군산공장 생산량을 줄인 데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까지 일부 독이 가동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더라”며 “내년이면 정말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충경 창원상의 회장은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일본형 불황은 물론이고 중남미처럼 경제가 곤두박질할 수도 있다”며 “지금이라도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최악의 경우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런 위기를 하루빨리 극복하기 위해 19대 국회가 남은 회기 안에라도 경제활성화 법안들을 통과시켜 줄 것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근본 틀을 바꿔야 하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경제개혁의 파고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도록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특별법 등이 마지막 본회의에서 꼭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국상의 회장단 회의는 매년 두 차례씩 정기적으로 열린다. 이번 회의는 20대 국회 개원을 보름여 앞두고 마련된 만큼 ‘20대 국회를 향한 5대 제언’을 주요 안건으로 올렸다.

회장단은 우선 제조업·수출 중심의 경제성장 방식을 제조업과 서비스업, 수출과 내수가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 부진으로 인한 저성장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서비스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규제부터 풀라는 요구다. 이어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비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선 전국 71개 상의의 사회공헌활동을 총괄하는 ‘대한상의 사회공헌위원회’도 공식 출범했다. 초대 위원장은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이 맡았다.

아산=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전국상의회장단#20대 국회#노동시장#박용만#구조조정#경제#정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