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멀어진 민심… 朴대통령 지지율 1주일새 10%P 곤두박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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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와 새누리당 지지도가 2013년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4·13총선에서 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지지도가 급락하면서 임기 말 각종 개혁 과제 추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9%였다. 일주일새 10%포인트나 떨어졌다. 지난해 1월 연말정산 증세 파동과 6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수준이다. 새누리당 지지도는 30%로 동반 하락했다.

○ 박 대통령 ‘침묵’에 지지도 하락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급락한 것은 총선 패배 이후에도 국정 운영 방식에 변화가 없다는 실망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 소통 미흡(20%)에 이어 경제 정책(15%), 독선·독단(12%)이 꼽혔다.

이번 총선 패배 책임론 중심에 있는 박 대통령은 선거 닷새가 지난 18일 “민의가 무엇이었는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 차례 발언한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박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서 쇄신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사이 핵심 지지층도 이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지지도를 보면, 대구경북 지역(34%)의 낙폭이 가장 컸다. 지난주(56%)보다 22%포인트나 떨어졌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57%로 지난주(71%)에 비해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이번 총선 결과가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인 만큼 총리나 비서실장이 사퇴하는 등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한데 박 대통령이 그런 인사는 안 한다고 한다”며 “대통령이나 여당이 일신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당분간 지지도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비난과 질책의 대상이었던 국회가 이제부터는 갑질을 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얼마나 잘 참고 국회와 소통을 자주 하느냐에 따라 청와대를 웃고 나오느냐 그렇지 않으냐가 결정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새누리당 지지도가 폭락한 건 총선 직후 당 지도부가 와해됐지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조차 못 한 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더민주당-국민의당 지지도 동반 상승

야당 지지도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민의당 지지도는 4주 연속 상승하면서 창당 이후 최고치인 25%까지 올랐다. 지난주보다 8%포인트나 급등하면서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지도(24%)를 앞질렀다.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지지도는 동반 상승하면서 양당이 제로섬(Zero-sum) 관계가 아님을 보여줬다. 두 야당이 건전한 정책 경쟁을 하면서 기존 야당 지지층을 나눠 갖는 것이 아니라 일부 무당층은 물론이고 여당 지지층까지 흡수하는 확장성을 보인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대선 후보 지지도 추이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가 총선 전(2월 21∼22일, 3월 29∼30일)과 총선 후(4월 15∼16일) 세 차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후보 지지도는 12.6%→15%→21.7%로 올랐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대선 후보 지지도도 4.8%→8.4%→14.4%로 동반 상승했다. 당내에서는 “억지로 같이 살며 매일 싸우는 모습을 보이느니 이혼해서 각자 삶을 사는 게 낫더라”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정한울 고려대 교수는 “기존 야당 지지자뿐 아니라 여당 지지자나 무당층까지 국민의당이라는 새로운 선택지에 호응하고 있다”며 “양당이 적대적 경쟁을 하면 같이 무너진다. 앞으로 대선까지 경쟁적 협력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민심#박근혜#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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