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문 닫은 김무성… 두문불출 최경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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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 응답없는 정치권/새누리]
金, 사무처 오찬서 “참 힘들었다”… 비대위 얘기 나오자 “묻지 말라”
崔, 총선 책임론에 6일째 칩거… 친박 “당권 도전” “때 아니다” 분분

4·13총선 패배 책임론에 휩싸인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최경환 의원(사진)이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하고 있다. 둘은 각각 비박(비박근혜)-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이지만 대권과 당권 도전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물밑에서 암중모색하는 모양새다.

김 전 대표는 20일 지역구인 부산에서 잠시 서울로 올라와 당 사무처 국실장과 송별 오찬을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자리에서 그는 “이번 선거에서 잘해보려 했는데 뜻대로 안됐다. 남 탓하지 않겠다. 반성한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일부에서 공천 문제를 지적하자 김 전 대표는 “참 힘들었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또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이 선전한 것을 두고는 “이기는 후보를 냈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창조경제 등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운용 방향은 맞는데 환경이 안 좋아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취지로 국내 경제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내 현안에 대해선 철저히 입을 닫았다. 김 전 대표는 오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질문에 “그런 것은 묻지 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앞서 오전에 국회로 출근하다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차를 자택으로 돌리기도 했다.

최 의원도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 경산에서 향후 행보에 대한 주변 의견을 들으며 칩거 중이다. 당권 도전과 백의종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장고에 들어간 것이다. 주변에서는 “친박계에 대안이 없는 만큼 (당권 도전의) 총대를 메주는 게 옳지 않으냐”는 의견과 “이번 전당대회에는 나오지 않는 게 좋겠다”는 부정론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유력한 차기 당 대표로 꼽혀 왔지만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대구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고 ‘진박(진짜 친박) 논란’이 선거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여론의 지적을 받고 있다.

14일 대구경북권 선대위 해단식 이후 공개 행보를 중단한 최 의원은 이르면 26일로 예정된 당선자 워크숍 때 향후 거취에 대해 직접 밝힐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다만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할 경우 비박계의 집중 견제를 받으며 또다시 계파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송찬욱 song@donga.com·강경석 기자
#새누리당#김무성#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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