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대 순풍? 역풍?… 조전혁-윤관석 ‘외나무다리 승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총선 D-13]격전지를 가다
13석으로 늘어난 인천 판세

“한 표에 승부 갈립니다”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인천 남동을 새누리당 조전혁 후보(왼쪽 사진)와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후보가 30일 각각 지역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인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 표에 승부 갈립니다”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인천 남동을 새누리당 조전혁 후보(왼쪽 사진)와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후보가 30일 각각 지역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인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야권 승리를 위해 단일화는 반드시 필요하다.”(직장인 강모 씨·37)

“법안 통과도 제대로 안 해주면서 무슨 단일화냐!”(자영업자 김모 씨·68)

최근 야권연대 움직임을 두고 인천 남동을 유권자들의 표심은 엇갈렸다. 30일 오전 만수3동에서 만난 강 씨는 “정부가 대기업만 혜택을 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야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구월2동 아파트 단지 앞에서 만난 김 씨는 “이 지역이 상대적으로 야당세가 강한 동네지만 야당 후보들이 무조건 뭉친다고 (여당을) 이기는 게 아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남동을, 후보단일화로 여야 ‘1 대 1 대결’ 구도

남동을은 당초 야권이 분열되면서 18대 국회의원 출신인 새누리당 조전혁 후보의 우세가 점쳐졌다. 그러나 국민의당과 정의당 후보들은 등록을 하지 않았다. 19대 현역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후보로 사실상 야권이 단일화된 것이다.

조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반 모래내시장 건너편 횡단보도에서 “민주정당에서 있을 수 없는 야권 야합이 이뤄지면서 판세가 초박빙으로 바뀌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비슷한 시간에 윤 후보는 만수동 만월종합사회복지관에서 노인 80여 명에게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었다. 윤 후보는 기자와 만나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고 심판하는 것”이라며 “야권이 하나가 되면서 1 대 1 구도로 백중세가 됐다”고 말했다.

두 후보가 맞붙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가 오차 범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도 남동을은 매번 표심을 가늠하기 어려운 지역이었다. 1996년 독립 선거구가 된 뒤 2006년 재·보궐선거를 포함해 20년간 6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과 야당이 번갈아 세 번씩 당선됐을 정도로 서로 의석을 뺏고 빼앗기는 혼전이 펼쳐졌다.

○ 유권자들의 변화무쌍한 ‘표심’이 변수

두 후보에 대한 남동을 유권자들의 표심은 엇갈리고 있다.

만수시장에서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하는 정춘희 씨(52·여)는 “동네에선 조 후보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며 “열심히 인사도 하고 시장도 많이 돌아다녀 익숙해져 있다”고 말했다. 만수2동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씨(47)도 “경기가 안 좋은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야권은 자기들끼리 싸움만 하고 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반면 만수4동에서 만난 손병채 씨(72)는 “윤 후보가 국회에서 일을 잘하고 있다”며 “주민들을 위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주부 문헌경 씨(34)도 “윤 후보는 길에서 눈에 띌 정도로 발로 뛴다는 느낌을 받는다. 호감을 갖고 있다”고 야당을 지지했다.

최근 정치권의 공천 갈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감도 컸다. 간석오거리역 4번 출구 앞에서 만난 한 남성은 선거 판세를 묻자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크다”며 “선거 당일 투표함을 열기까지는 (누가 이길지)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표심이 어디로 갈지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 서을, 황우여 지역구 변경이 변수


이번 총선에 선거구 획정에 따라 여권세가 강한 강화군이 떨어져 나간 인천 서을도 관심 지역으로 꼽힌다.

새누리당 황우여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연수구에서 서을로 재배치됐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지낸 황 후보(5선)는 ‘지역 발전론’을, 인천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더민주당 신동근 후보는 철새 심판론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황 후보는 “당에서 할 일이 많은 서구로 강력한 최정예 일꾼을 보낸 것”이라며 “인천 북부 지역을 발전시켜 남부와의 격차가 없도록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신 후보는 “나는 이번이 다섯 번째 출마”라며 “연고도 별로 없는 황 후보가 서구로 오면서 지역 주민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고 말했다.

황 후보의 지역구 변경을 놓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연희동에서 9년째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조남순 씨(52·여)는 “서구는 인천에서 가장 못사는 동네여서 지역을 발전시킬 사람이 필요하다”며 “지역구 이전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검단4동에서 만난 주부 송모 씨(32)는 “연고가 없는 황 후보가 서구로 오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며 신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성호 sungho@donga.com / 인천=손영일 기자
#야권#연대#격전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