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는 ‘살생부’ 막장극… 野는 ‘공천권’ 칼싸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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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대표 “심려끼쳐 죄송” 사과… 김종인 대표 “전권 달라” 요구 관철

여야는 당초 마지노선이라고 했던 29일에도 선거구획정안 처리는 못한 채 공천 전쟁에만 골몰했다. 찌라시(정보지)로 촉발된 공천 살생부 논란으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리더십은 위기에 빠졌고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내홍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정보지는 일단 실체가 없는 쪽으로 판가름 났다. 문제는 이를 당 대표가 해당 의원에게 전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분명한 것은 살생부 문건 같은 얘기를 (정 의원에게) 한 적이 없고 그냥 떠도는 얘기를 듣고 우려를 전한 것”이라며 “이유야 어찌 됐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의총이 끝난 뒤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공천과 관련해 공정성을 저해하는 일체의 언행에 대해 (당내) 클린공천위원회가 즉각 조사해 엄중하게 처리하겠다’는 데 합의했다. 공천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 시 공천 불이익을 주겠다는 얘기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은 “당 대표가 스스로 문제를 일으켰으니 모든 사람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며 계속 문제 삼을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이날 당무위원회에서 총선 공천 ‘전권’을 부여받았지만 갈등이 가라앉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날 당무위는 “선거일(4월 13일)까지 선거와 관련된 당규의 제정과 개폐, 당헌·당규 유권해석 권한을 비대위로 위임한다”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김성수 대변인이 밝혔다. ‘평가 하위 20%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자 중 일부 구제를 위한 당규 개정의 범위를 훨씬 벗어난 권한을 당 대표에게 준 것이다.

김 대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의 얼굴이 될 만한 상징적 인물을 (비례대표로) 앉혀야 국민에게 ‘저 당이 집권 준비를 하는구나’ 하는 인상을 줄 텐데 지금 제도로는 무척 제한적”이라며 비례대표 공천권 행사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공천 과정에서 당내에서 공정성, 투명성 문제를 제기하며 ‘사심(私心) 공천’이라는 반발이 나올 수 있다. 국민의당도 이날 ‘20% 컷오프’ 방침을 확정하면서 내부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재명 egija@donga.com·민동용 기자
#살생부#새누리당#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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