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전운 감도는 새누리당
“대통령 도와주긴커녕 다리 잡아”… 대구 찾은 崔, 유승민 정조준
劉 “시민들이 현명한 판단 할것”… ‘新朴’ 원유철은 엄홍길 영입 추진
김학용, 일요일 ‘번개 만찬’ 주선… 비박 초재선 50명 참석… 勢 과시
새누리당의 ‘진박(진짜 친박근혜) 진영’이 총궐기에 나섰다. 김무성 대표 진영도 50여 명이 서울 강서구의 한 식당에 모여 만찬 회동을 여는 등 본격적인 공천 국면을 앞두고 전운(戰雲)이 짙어지고 있다.
진박 진영의 중심에 선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 진영을 향해 “(박근혜 대통령의) 뒷다리나 잡았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TK(대구경북) 공천 경선을 박 대통령의 ‘호위세력 대 훼방세력’ 구도로 몰고 가겠다는 의미다. 진박 후보의 당선은 4·13 총선 이후 당권과 대권 정국에서 박 대통령이 정치적 레임덕을 피할 수 있느냐의 ‘1차 관문’이다. 최 전 부총리 등 친박계의 ‘정치적 미래’도 여기에 달려 있다.
최 전 부총리의 ‘TK 상륙작전’은 지난달 30일 대구 북갑에 출마한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이뤄졌다. 그는 개소식 축사에서 “요새 (TK 현역 의원들 중) 억울하다는 분들이 있는데 박근혜 정부를 위해 뭘 했느냐”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고 나라를 바로 세우라고 국회의원 만들어줬더니 도와주기는커녕 뒷다리를 걸거나 뒤에서 비아냥거렸다. 자기반성부터 해야 한다”며 현역 의원들을 질타했다.
최 전 부총리는 또 “돈 쓸 데는 많은데 복지를 해달라고 한다. 세금 올리면 세금 내는 사람들 다 불만이다. 그런데도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뒷다리를 잡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유 전 원내대표를 정조준한 것이다.
최 전 부총리의 결론은 ‘박 대통령을 누가 지킬 것이냐’로 모아졌다. 그는 “대통령이 죽을 지경 아니냐. 발목을 잡힌 게 아니라 발목이 부러질 정도다. 대통령이 하도 답답해 ‘내 마음을 몰라주나. 나 좀 도와 달라’며 한 말씀이 ‘진실한 사람’ 얘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간 점퍼를 입고 나왔다. “2012년 대선 이후 3년 만에 입었다”고 했다. 참석자들이 ‘박근혜’를 연호하자 “3년 전보다 박근혜를 외치는 목소리가 작다”며 ‘TK의 단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진박 후보 당선’에 배수진을 쳤다는 의미다.
청와대 관계자는 3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전 부총리와) 생각의 기본 틀이 같다. (TK에서) 공감을 얻지 않겠느냐”며 최 전 부총리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최 전 부총리는 이번 주 내내 진박 후보들의 개소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설 연휴 전 ‘TK 민심’을 확실히 잡겠다는 얘기다.
‘진박의 타깃’이 된 유 전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든 (친박계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물고 늘어질 텐데 거기에 말릴 이유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진박 마케팅에) 대구 바닥이 뒤집어졌다. 시민들이 부글부글한다. (내가) 굳이 나서지 않더라도 시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최 전 부총리가 ‘TK 진박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인 사이 ‘신박(새로운 친박)’으로 불리는 원유철 원내대표는 역할 분담이라도 한 듯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바둑의 전설’ 조훈현 국수에 이어 영화 ‘히말라야’의 실제 모델인 산악인 엄홍길 씨도 접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바둑계와 산악계를 대표하는 두 사람을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하겠다는 얘기다.
비박(비박근혜)계도 뭉치고 있다. 이날 김학용 대표비서실장이 주선한 번개 만찬 모임에 김을동 최고위원과 박민식 김영우 김성태 권성동 서용교 조명철 의원 등 초·재선 의원 50여 명이 참석했다. 사실상 세 과시다. 김 대표는 초청을 받은 형식으로 참석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모두 20대 국회에 살아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는 부적절한 자리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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