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남북 당국회담 결렬… 공동보도문 작성 없이 끝나 ‘결실 없어’

  • 동아닷컴
  • 입력 2015년 12월 13일 11시 49분


코멘트
1차 남북 당국회담 결렬… 공동보도문 작성 없이 끝나 ‘결실 없어’

남북 당국회담이 결렬됐다.

지난 11일 북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제1차 차관급 남북당국회담을 개최한 양측은 이틀에 걸쳐 접촉을 이어왔으나 12일 오후 북측이 일방적 회담 종료를 선언하면서 끝내 결렬됐다.

북측은 12일 오후 6시20분 5차 수석대표 접촉을 제의, 5분간 만난 자리에서 “남측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데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일방적으로 회담 종료를 통보했다.

이에 이날 남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은 오후 북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남북당국회담이 결렬됐다고 발표했다.

황 차관은 “북측은 금강산 관광 문제를 집중 제기하면서 이산가족 문제와 연계시켜 동시에 추진할 것을 주장했다”며 “우리 측은 인도적 문제인 이산가족 문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성격이 다른 사안으로, 이를 연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금강산 관광객 신병 안전과 (박왕자씨 피격 사건) 재발 방지, (몰수) 재산권 회복 등의 조치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금강산 관광 실무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으나 북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가 선결되지 않으면 다른 사안을 논의할 수 없다’며 일절 호응해 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틀간 회담에서 남측은 이산가족 전면적 생사확인 및 서신교환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환경·민생·문화 등 3대 통로 개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개성공단 3통 문제 등을 중점 현안으로 제기했다.

그러나 결국 남북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에 관한 양측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평행선을 달린 끝에 접점을 찾지 못하고 회담이 결렬되는 사태를 맞았다. 남측이 제기한 중점 현안들은 전혀 논의되지 못했다.

남북은 이번 당국회담에서 북 핵 문제와 북한 인권문제 등 민감한 정치·군사적 사안들도 테이블에 올렸다. 북측은 “언행을 신중히 해달라”며 불편함을 드러냈고, 남측은 “남북관계 발전에 핵 문제가 걸림돌”이라는 정부의 강경한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북한은 회담 결렬 책임이 남측에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2일 “남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 토의를 거부하면서 부당한 주장을 고집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북측은 가장 절실하고 실현 가능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와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며 여러 분야의 민간급 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대한 건설적인 제안들을 내놓고 성의 있는 노력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측의 그릇된 입장과 태도로 인해 이번 회담은 아무런 결실 없이 끝났다”고 말해 이날 당국회담 결렬의 책임을 남측으로 돌렸다.

남북 당국회담이 결렬됨에 따라 남북은 이번 당국회담 결과를 담을 공동보도문을 작성하지 않고, 다음 회담 일정도 잡지 못한 채 각각 서울과 평양으로 복귀하게 됐다. 이번 회담에 앞서 우리 정부는 당국회담 정례화까지 기대했다. 그러나 첫 회담부터 결렬됨에 따라 향후 남북 관계 경색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남북 당국회담 결렬)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