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평가’ 희비 엇갈린 관가… “노력의 결실” “할말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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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의 ‘2015 대한민국 장관 평가’ 결과가 3일 공개되자 서울 광화문과 세종시 관가(官街)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실적 평가나 역량 평가에서 높은 순위를 받은 장관들은 고무된 표정이었다.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장관들 중에서는 결과를 수용해 더 노력하겠다는 분위기가 많았지만 일부에서 불만이 섞인 반응도 나왔다.

평가에서 이기권 장관이 1등을 한 고용노동부는 한껏 들뜬 분위기였다. 고용부는 이번 평가를 계기로 앞으로 노동개혁 입법들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총력전을 펼 계획이다. 이 장관의 장점으로 꼽힌 ‘소통의 힘’을 국회에서도 발휘해 야당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떤 난관에도 맡은 책무를 완결하라는 명령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임종룡 위원장이 2위에 오른 금융위원회 역시 “노력한 만큼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까지 금융위는 “열심히 금융개혁을 하는 건 알겠는데 국민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 왔다. 김현웅 장관이 장관 평가에서 3위에 오른 법무부 관계자는 “재임 기간이 길지 않지만 ‘믿음의 법치(法治)’를 실현하려는 김 장관의 노력이 잘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통일부도 홍용표 장관이 ‘잘한 장관’ 4위에 오른 것을 반겼다. 통일부 관계자는 “홍 장관이 8·25 고위급 합의를 통해 한반도 긴장 국면을 대화 국면으로 전환한 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최경환 경제부총리(5위)의 성적에 대해 “경제뿐 아니라 노동개혁을 사실상 주도하고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까지 대응하며 밤낮으로 뛴 것에 비하면 결과가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반면에 평가 점수가 비교적 낮게 나온 장관들의 부처는 해명에 진땀을 흘렸다.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12위에 오른 데 대해 해수부에서는 크루즈 신산업 육성정책 추진,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배출 지원 등 눈에 띄는 실적을 냈는데 평가가 박한 편이었다고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병세 장관이 13위를 한 외교부 당국자는 “‘대통령만 바라보는 코드 외교’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는 오해”라고 반박했다. 이 당국자는 “윤 장관이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는 것을 옆에서 봤는데 태도는 공손하되 필요한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최성준 위원장이 하위권(18위)으로 처진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지상파 방송사 위주의 정책을 펴 오면서 균형감을 상실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판사 출신인 최 위원장이 편향된 정책을 펼 사람이 아닌데 오해가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끝에서 두 번째(20위)의 성적을 받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아침 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처 관계자는 “메르스, 돌고래호 사고 등 굵직한 사안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사회적 인식 탓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문형표 전 장관이 19위를 한 보건복지부는 메르스 사태 때문에 좋지 않은 평가를 미리부터 예상했다는 분위기다. 역량 면에서 하위 2번째 점수를 받은 김종덕 장관과 관련해 한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합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장관 평가에서 최하위를 받은 교육부는 말을 아꼈다. 교육부는 “황우여 부총리가 각 분야에서 현장 소통을 위해 많이 노력했는데 아쉬운 측면이 많다”고 해명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각 부처 종합
#장관 평가#대한민국 장관 평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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