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 혁신전대 거부 “너냐, 나냐…그러다간 공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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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2월 3일 2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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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혁신전대 거부. 사진=동아일보 DB
문재인 혁신전대 거부. 사진=동아일보 DB
문재인, 안철수 혁신전대 거부 “너냐, 나냐…그러다간 공멸”

문재인 기자회견. 혁신전대 거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의원의 ‘혁신전당대회’ 개최 제안을 공식 거부했다.

문 대표는 3일 오후 4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대는 해법이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제 제안은 협력하자는 것인데 전대는 대결하자는 것이다. 제 제안은 혁신과 단합을 위해서 함께 힘을 합치자는 것인데, 전대는 ‘너냐, 나냐’의 대결로 한 명을 선택하자는 것”이라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도 들었다.

문 대표는 “총선을 코앞에 두고 당권 경쟁으로 날을 샐 수는 없다. (안 의원의) 제안 취지와 달리 총선 앞둔 사생결단, 분열의 전대가 될 수밖에 없다”며 “그러다간 공멸”이라고 우려했다.

문 대표는 또 “제게 당 대표직을 사퇴한 후 다시 전대에 나서라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며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뭔가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면 깨끗이 그만두고 뒤를 남기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달 29일 “문·안·박 연대만으로는 우리 당의 활로를 여는데 충분하지 않다”며 “당의 화합과 당 밖의 통합이 이뤄질 지도 미지수”라며 혁신전대를 역제안 한 바 있다.

문 대표는 대표직에 연연해서 반대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전대는 당 내부 세력과 외부 세력의 통합 전대의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안·박 연대 가능성은 열어두되 일단 현 체제로 총선 준비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총선 전략과 관련해 문 대표는 “총선 전에 당 단합과 야권 통합을 통해 여야 1:1 구도를 만드는데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혁신을 위한 단합’, ‘혁신 위의 단합’을 강조하면서 “혁신위가 만든 혁신안, 안 전 대표가 제안한 혁신, 또한 우리 당에 필요한 더 근본적인 혁신들을 제 책임으로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당을 흔들고 해치는 일들도 그냥 넘기지 않겠다”며 “당의 화합을 위해서 용인해야 할 경계를 분명히 하고, 그 경계를 넘는 일에 대해서는 정면대응 하겠다”고 비주류와의 일전 불사를 시사했다.

▼다음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입장 발표 기자회견문▼

1. 이제 이 지긋지긋한 상황을 끝내야 합니다.

국민들은 우리당의 상황에 진절머리를 내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심각한 민주주의 퇴행과 민생파탄을 막기 위해 총선승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에 당내 분열만 계속하는 것은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는 것입니다.

2. 전당대회는 해법이 안됩니다.

제 제안은 협력하자는 것인데, 전대는 대결하자는 것입니다. 제 제안은 혁신과 단합을 위해, 함께 힘을 합치자는 것인데, 전대는 한 명을 선택하자는 것입니다.

물리적으로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총선을 코 앞에 두고 당권 경쟁으로 날을 샐 수는 없습니다. 제안 취지와 달리 총선을 앞둔 사생결단, 분열의 전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간 공멸입니다.

제게 당 대표직을 사퇴한 후 다시 전대에 나서라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면 깨끗이 그만 두고 뒤를 남기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저는 대표직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옳은 일이고 국민과 당원이 원하는 길이면 두려움 없이 저를 던질 각오가 돼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전대는 당 외부세력과 통합하기 위한 통합 전대의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3. 그동안 당 안팎에서 안철수 전 대표, 박원순 시장과 함께 손 잡고 혁신하고 단합해서 강한 야당을 만들라는 요구가 많았습니다.

상식적인 요구라고 생각하며, 저도 공감합니다.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상식적인 일이 왜 안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더 이상 안되는 일에 매달려 시간을 보낼 수는 없습니다.

저의 생각은 변함 없으므로 앞으로도 문을 열어둘 것입니다. 또한 당의 혁신과 단합을 위한 모든 분들의 의견에 귀를 열겠습니다.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않고 총선을 준비해나가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 총선기획단, 총선정책공약준비단, 호남특위, 인재영입위, 선대위 등을 순차적으로 구성해 총선체제에 돌입할 것입니다.

또한 총선 전에 당내 단합과 야권 통합을 통해 여야 1:1 구도를 만드는데도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그동안 시간 허비가 있었던만큼 발빠른 행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당의 모든 구성원들, 특히 의원님들과 최고위원회의 협조를 요청합니다.

4. 총선승리를 위해 우리당이 가야할 길은 혁신과 단합입니다.

혁신은 우리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고 당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유연하고 포용적인 진보, 유능한 진보의 길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신뢰받는 정당이 되는 것입니다. 공천혁신과 인적 혁신, 정책 역량, 유능한 경제 정당, 든든한 안보정당, 실력 있는 정당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고 믿습니다.

단합도 과거에 안주하는 단합이 아니라, 혁신을 위한 단합, 혁신위의 단합이어야 합니다. 제게 주어진 책무가 바로 그것입니다. 당원과 국민들이 저를 당 대표로 뽑을 때 내린 명령이 우리당을 혁신해서 바꾸라는 것입니다. 그 명령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혁신은 두렵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알게 모르게 혁신을 피하고 싶은 마음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혁신을 회피해서는 안됩니다. 혁신과 정면대결 해야합니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과거에 머물러서는 당을 바꿀 수 없고, 이길 수 없습니다. 혁신위가 만든 혁신안, 안 전대표가 제안한 혁신, 또한 우리당에 필요한 더 근본적인 혁신들을 제 책임으로 해나가겠습니다.

당을 흔들고 해치는 일들도 그냥 넘기지 않겠습니다. 당의 화합을 위해 용인해야 할 경계를 분명히 하고, 그 경계를 넘는 일에 대해서는 정면대응하여 당의 기강을 세우겠습니다.

힘들고 벅찬 일입니다.

그러나 오직 당원과 국민만 보고 나아가겠습니다. 꺾일 때 꺾이더라도 해야할 일, 가야할 길을 가겠습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국민 여러분, 혁신에 힘을 주십시오.

문재인 기자회견 혁신전대 거부. 사진=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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