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창당 60주년’ 환갑상서 치고받은 새정치연합 지도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8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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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도 재신임과 같은 선위(왕이 살아있음에도 다른 사람에게 권좌를 물려주는 것) 파동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항상 비극의 서막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가) 그래도 (재신임 투표를) 강행하시겠다면 나를 밟고 가라”며 이 같이 비판했다. 이어 “세자가 죽고 정치는 극단적으로 분열되며 또 그 분열은 피비린내 나는 당쟁으로 치달았다”고 덧붙였다. 주 최고위원이 발언하는 동안 문 대표는 무거운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었다.

주 최고위원의 발언을 두고 전병현 최고위원은 “비공개 때 했으면 더 좋았을 얘기”라며 문 대표 편을 들었다. 전 최고위원은 “자기의 정치적 이해에 의해 갈라놓으려는 이런 형태와 시도는 민주당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게 되는 것”이라며 “언제부터인가 우리 당에 승복문화가 사라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를 지지하는 입장에서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이제 재신임 문제를 포함해 당의 논란과 분열적 행태를 끝내야 한다”며 재신임에 반대했다. 이용득 최고위원은 “우리 당 기자 분들 편하시겠다. 멀리 안 다녀도 이 안에서 기사거리 다 나오고 그러니까”라고 냉소했다. 그러면서 “재신임을 철회하면 이제는 승복이 되고 단합이 되느냐”며 “(국회에) 3년 반 있었는데 한번도 승복하고 서로 단합하는 것을 못 봤다”고 지적했다.

이날은 ‘민주당 창당 60주년 기념일’. 제1 야당의 환갑잔치 날이었지만 설전이 오가며 분열하는 모습만 보여줬다. 기념식장에는 권노갑 임채정 김원기 상임고문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씨가 참석했다. 다만 신당을 주장해온 정대철 상임고문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한길 안철수 박영선 등 비노 진영 의원들은 국정감사를 이유로 불참해 ‘반쪽 기념식’이라는 말이 나온다.

황형준 기자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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