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안철수 캠프 실세는 박경철, 비선 개입으로 불통 심각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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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비화 담은 책 출간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안철수 후보 캠프의 소통 부재가 심각했고, 그 원인은 ‘시골의사’로 알려진 박경철 안동 신세계클리닉 원장을 중심으로 한 비선 때문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안 후보 캠프의 상황실장이었고,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 출범 직후 대변인을 지낸 금태섭 변호사는 18일 발간한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사진)에서 이같이 밝혔다. 금 변호사는 “선거운동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박 원장이 출마 선언 이전은 물론이고 이후에도 이것저것 관여했다”며 “심지어 (당시) 민주당 정치인들을 자신의 오피스텔로 불러 접촉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또 대선 실패의 원인으로 박 원장 등으로 인한 ‘소통의 부재’를 꼽았다.

2012년 10월 안 후보의 “국회의원 정수를 축소해야 한다”는 발언도 박 원장의 작품이라고 금 변호사는 주장했다. 그는 “(당시에는) 누가 쓴 메시지인지 알 수 없었다”며 “1년쯤 후 안 후보에게서 ‘연설문이 박 원장의 작품’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박 원장에 대해 “숨은 실세의 길을 그대로 걸었다”고 지적했다.

대선 직전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를 두고는 “단일화 압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박 원장은 안 후보와 문 후보 간 깊은 교감을 갖고 비공개로 만난 일도 여러 차례라고 했다”며 “그러나 대선 직후 안 의원에게 물었더니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고 밝혔다.

금 변호사는 안 후보의 후보직 사퇴에 대해 “전조는 며칠 전부터 있었다. 후보 비서실장인 조광희 변호사가 ‘가장 중요한 것은 후보이며, 후보 위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사퇴는 최악의 수였다”고 평가했다.

안 후보를 두고도 쓴소리를 했다. “안 후보가 조 변호사에게 ‘대통령 후보로 영혼을 팔지 않았으니,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영혼을 팔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퇴를 반대한 사람들은 정권을 잡기 위해 영혼을 파는 사람들이란 말인가. 모욕적인 말이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실 관계에 대한 기억이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나에게 도움이 되는 비판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비선 논란은 캠프 외에도 의견을 듣는 그룹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어찌됐든 금 변호사는 그때나 지금이나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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