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前 남북대화 돌파구 모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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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당국자 “다각적 제안 검토”
이산상봉-금강산관광 재개 의제로… 8월 이희호 여사 방북이 시험대

허리에 손 얹고 지시하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6·25전쟁 당시 황해남도 신천에서 벌어진 미군의 만행을 전시했다는 신천박물관을 찾았다고 노동신문이 23일 보도했다. 김정은이 박물관 앞에서 허리춤에 손을 얹은 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허리에 손 얹고 지시하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6·25전쟁 당시 황해남도 신천에서 벌어진 미군의 만행을 전시했다는 신천박물관을 찾았다고 노동신문이 23일 보도했다. 김정은이 박물관 앞에서 허리춤에 손을 얹은 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정부가 8·15 광복절을 앞두고 남북 당국 간 대화 제의를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대북 제안에 대해)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며 “적절한 계기와 좋은 시점에 대화 제의 등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산가족 문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모두 남북이 만나서 얘기해야 할 문제”라며 “어떤 식으로 (대화를) 제안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원하는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북한이 원하는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한 당국 간 대화도 검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당국자는 “(개성공단 임금 문제 해결을 위한 고위급 회담 개최) 필요성이 있다”고도 했다.

정부는 내부적으로 남북 대화를 제의한다는 전제 아래 시기와 방식, 의제 등과 관련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방식으로 남북 고위급 접촉, 8·15 및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회담, 광복 70주년 남북 공동행사를 위한 당국 간 회담,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회담 등이 거론된다. 정부는 최근 개성공단 남북 공동위원회에서 북한이 요구한 북한 근로자 최저임금의 5.18% 인상 수용을 시사하면서 대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변수는 북한이다. 손뼉도 마주 쳐야 소리가 나듯이 북한이 대화에 나올 조짐을 보이지 않는 점이 고민이다.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굉장히 경직되게 대화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인다”며 “어떻게 접근해야 실질적으로 대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묵살당하거나 퇴짜 맞을 제의라면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다음 달 5∼8일 평양 방문이 당국 간 대화 재개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위 당국자는 “이 여사가 북한에 가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정부의 대북)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 여사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만나 정부의 대화 의지를 전한다면 당국 간 대화로 이어지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

정부는 이 여사가 방북 때 이용할 항공기 비용을 남북협력기금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 민간단체와 북한 사이에 진행되는 8·15 남북공동행사 개최를 위한 접촉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 민간단체들이 구성한 ‘광복 70돌, 6·15공동선언 15돌 민족공동행사 준비위원회’는 23일 개성에서 북한 관계자를 만나 서울에서 개최되는 8·15 남북공동행사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한 반면에 북한은 평양과 백두산 등에서 열리는 북한의 8·15 행사에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양측은 31일 개성에서 만나 공동행사 문제를 다시 논의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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