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실천 첫날… ‘막말’ 정청래 살리자는 野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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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득 “징계수위 과해” 재심 요청… 문재인, 당무위 기습상정 찬성 가결
일각 “사전교감 의심… 부끄러운 민낯”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13일 “오늘은 혁신을 실천하는 첫 번째 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당무위원회는 ‘공갈 막말’ 파문으로 징계를 받은 정청래 의원의 징계 수위를 낮춰 달라는 재심사 요구를 의결했다. 윤리심판원이 재심까지 거쳐 결정한 사항을 다시 논의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어서 “과연 혁신이 맞느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당무위가 시작되자 윤리심판원 간사인 민홍철 의원이 정 의원의 징계 결과를 보고했다. 보고 직후 이용득 최고위원은 기습적으로 “징계 수위가 과하다”며 재심 요구 건을 상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유승희 최고위원, 신계륜 의원도 이에 동의했다. 정 의원은 주승용 의원을 향한 막말 파문으로 당직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았고 재심에서 6개월로 감경됐다. 박범계 의원이 “혁신안을 논의하는 오늘 꼭 이 건을 논의해야 하느냐. 나중으로 미루자”고 반대했지만 거부당했다. 이 광경을 지켜본 한 혁신위원은 “혁신안이 논의되기도 전에 예정에도 없던 의외의 안건이 나와 당황했다”고 전했다. 안건은 37명 중 19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박 의원은 “당무위에서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일방적으로 뒤집는 게 맞는 것이냐”고 항의하며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이 최고위원은 “주 의원이 다시 최고위에 복귀하고 싶어도 정 의원에게 미안해 못 들어올 테니 (징계를) 감경하는 재심 청구를 하자고 한 것”이라며 “문재인 대표 측과 사전 교감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당무위에 앞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에서 이 최고위원은 “당무위에서 정 의원 재심을 요청하려고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윤리심판원은 정 의원의 징계 건을 세 번째 심사해야 하는 초유의 상황을 맞게 됐다. 한 초선 의원은 “기습적으로 상정한 안건이 징계를 줄여달라는 것이라니 황당하다”며 “혁신안을 논의하는 첫날 우리 당의 부끄러운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최고위에 복귀한 유 최고위원은 문 대표를 향해 “당헌을 무시한 채 최고위 의결을 생략하고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을 강행한 것에 대해 사과와 시정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정청래#이용득#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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