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출장 중 골프 사과’ 홍준표, 공무원 골프대회 개최…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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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지사가 공무원 골프대회를 연다. 정부와 각 부처, 공공기관들이 시국과 상황에 따라 ‘골프 금지령’을 내린 적은 있지만 공무원이 대거 참가하는 골프대회를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하는 것은 처음이다.

홍 지사는 1일 기자간담회에서 “공무원 사기를 높이기 위해 전국 최초로 경남지역 18개 시군 공무원이 참가하는 골프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관(官)피아 논란과 공무원연금개혁 등으로 공무원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 공무원 사기가 죽은 나라는 융성하기 어렵다”며 대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2015 제 1회 경남도지사배 골프대회’는 토요일인 9월 5일 오전 11시부터 창녕의 힐마루골프장(36홀)에서 열린다. 창녕이 고향인 홍 지사는 평소 주말에 힐마루 골프장을 자주 찾는다. 이번 대회에는 경남도와 시군, 도의회 등에서 36팀 144명이 출전할 예정. 홍 지사도 번외 경기에 참가한다. 경기는 36홀마다 한 팀씩 들어가 동시 티오프(경기시작)를 하는 이른바 ‘샷 건’ 방식이다. 우승팀에 300만 원, 준우승 200만 원, 3위 100만 원을 시상한다. 최저 타수 등 개인상 3명에게는 메달과 부상을 준다. 비용은 참가자 부담이다.

홍 지사는 “공무원들이 무슨 죄지은 사람처럼 골프장에 가면 아들 이름을 쓰거나 가명(假名)을 적는데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취재진이 ‘국민정서’ 문제를 거론하자 “잘못된 정서이므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홍 지사는 올 3월 미국 출장 중 금요일에 부인 등과 골프를 한 사실과 관련해 “사려 깊지 못했다”며 유감을 나타낸 적이 있다.

이번 대회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9월 초순이면 남부지방에 태풍이 올라와 수해 대비 등으로 바쁜 시기다. 남해안 적조 역시 이 무렵 최고조에 달한다. 추수도 준비해야 한다.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위원장은 “지금은 공무원들이 가뭄과 메르스 극복에 행정력을 집중해 국민 불안을 해소야 할 시기”라며 “홍 지사가 선후와 경중에 대한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이병희 경남도의회 부의장(새누리당)은 “공무원 사기진작이 목적이고, 주말에 비용도 자부담이라면 문제될 것 없다”고 평가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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