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철도, 이젠 대륙으로 달려 나가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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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고속철 개통식 참석

박근혜 대통령은 1일 광주 송정역에서 열린 호남고속철도 개통식에 참석해 “호남 경제가 커다란 도약의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광주를 찾은 것은 취임 이후 네 번째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개통식 축사에서 “호남고속철도가 휴전선을 넘어 아시아 횡단 철도망으로 연결돼 더 큰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며 “광주에서 출발한 고속열차가 대륙으로 달려가는 날이 하루속히 다가오도록 통일을 향한 대장정에 모두가 한마음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2일 운행을 시작하는 호남고속철도는 8조3529억 원을 들여 착공 6년 만에 완공됐다. 서울∼광주 소요시간은 93분, 광주∼인천공항도 3시간 이내로 연결됐다. 정부는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25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무엇보다 광주가 ‘반나절 생활권’에 편입되면서 국제회의나 컨벤션 등 국제 행사를 쉽게 유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부산에서는 2003년 19건의 국제회의가 열렸으나 경부고속철도 개통 이후 2011년에는 333건의 국제회의가 열렸다.

호남고속철도의 설계와 시공이 국내 기술로 이뤄진 점도 큰 성과다. 이날 개통식에는 말레이시아 사이드 하미드 육상교통위원장(장관급)이 초대됐다. 국내 철도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양국을 잇는 고속철도 사업을 올해 시작했다. 사업비 규모가 200억 달러(약 22조 원)에 이른다. 한국은 이 사업에 참여를 요청한 상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7월 3일 개막하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는 170개국에서 2만여 명이 참여한다. 호남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다.

박 대통령의 광주 방문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29일 광주 서을에서는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선 2012년 총선 당시 이정현 전 대통령홍보수석(현 전남 순천-곡성 의원)이 출마해 39.7%라는 의미 있는 득표를 했으나 통진당 오병윤 전 의원에게 패배했다. 현재 광주 서을 보선에는 새누리당 정승,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출사표를 냈다.

이날 호남고속철도 개통식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나란히 참석했다.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준비 상황 보고회에도 광주지역 야당 의원들과 이정현 의원 등이 참석해 민심 잡기에 나섰다. 박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선 호남고속철 2단계 공사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자 새정치연합 전남도당은 2단계 공사의 조기 착공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개통식 직후 광주·전남 지역의 유일한 혁신도시인 나주시를 방문했다. 나주시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16개 공공기관이 이전하며 이미 한국전력공사 등 13개 기관이 이전을 마쳤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에게 육영수 여사가 1971년 12월 나주 한센인촌인 현애원에 씨돼지 20마리를 선물할 당시 사진첩을 선물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홍수영 기자
#박근혜#호남#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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