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조 KFX사업, KAI 품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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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 우선협상 업체로 선정

건군 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개발 사업인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품으로 돌아갔다. KAI는 총 18조 원의 예산이 투입될 KFX 사업을 수주함으로써 항공우주산업의 대표 기업으로 도약하는 전기를 맞게 됐다.

방위사업청은 30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 주재로 제8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KFX 사업 우선협상대상 업체로 KAI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방사청 관계자는 “KAI와 대한항공이 제출한 입찰제안서를 토대로 개발 계획과 능력, 비용평가를 실시한 결과 KAI가 우세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KAI는 KT-1 기본훈련기와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등 첨단 국산 항공기 개발 경험과 충분한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지금까지 항공기 129대(약 32억 달러)를 수출해 국가경제에 기여한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대한항공은 김해공장 등 생산라인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항공기 개발 경험 부족 등으로 고배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정부와 민간 연구기관, 학계와 공군 전문가 등을 참여시켜 두 회사의 제안서를 면밀히 평가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선정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KAI는 파트너십 계약을 한 미국 록히드마틴과 KFX 개발에 착수할 방침이다. 두 회사는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공동 개발했다.

KFX 사업은 도입한 지 40년이 다 된 노후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KF-16급 이상의 4.5세대 전투기를 독자 개발하는 것이다. KFX에는 쌍발 엔진이 탑재되며 기체 일부에 적의 레이더를 피할 수 있는 스텔스 설계가 적용된다. F-35A 스텔스 전투기에 탑재되는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비롯한 첨단 항법장비도 장착된다. 전투기 개발에 2025년까지 총 8조6691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후 120대 양산비용을 포함하면 총 사업비는 18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KAI 전 임직원의 40%인 1300여 명이 항공기 개발 경험을 갖고 있다. 또 KFX 사업 참여를 위해 지난해부터 1000여 명의 인력을 새로 채용했다. 항공기 설계를 위한 연구동과 첨단 시험 장비를 갖춘 시험동으로 이뤄진 지상 6층 규모의 통합개발센터도 올해 말 완공할 예정이다. KAI 관계자는 “록히드마틴과 협의를 거쳐 다음 달까지 KFX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 이전 범위를 확정지을 방침”이라며 “업체가 부담하는 개발비 조달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KFX 사업의 생산유발 효과가 최대 13조2000억 원이고 고용 창출효과는 6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방산과 민간사업 등 기술적 파급 효과도 최대 40조 원으로 보고 있다. FA-50 국산 경공격기처럼 해외 수출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도 기대된다.

하성용 KAI 사장은 “오랜 국산 항공기의 개발 성과로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KFX 개발을 차질 없이 완료해 자주국방은 물론이고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 창조경제의 ‘견인차’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 당국은 올 5월까지 KAI와 기술조건과 가격 등에 대한 추가 협상을 거쳐 6, 7월 에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전투기 체계 개발 업체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KFX사업#KAI#우선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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