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싱가포르 접촉’ 이뤄질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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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우리의 벗 리콴유 애도” 조전… 김영남-박봉주 등 조문단 파견할듯

북한이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타계 조문단을 파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조문단을 보낼 경우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리 전 총리의 국장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만큼 박 대통령 측과 현지에서 접촉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보 소식통은 24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리 전 총리의 아들인 데다 싱가포르는 북한의 각종 돈 세탁은 물론 다양한 무역 교류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적 가치가 있는 나라”라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또는 박봉주 내각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북한 조문단이 파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1975년 싱가포르와 수교했다. 북한은 이날 박 총리 명의로 “우리 인민의 친근한 벗인 리관유(리콴유) 각하가 애석하게 서거했다는 슬픈 소식에 접해 가장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조전을 보냈다.

박 대통령 역시 조문단을 이끌고 29일 싱가포르국립대에서 개최되는 리 전 총리의 국장에 참석한다. 소식통은 “외교부 관계자 및 정치인들이 조문단에 합류할 경우 남북 간 현지 ‘비공식’ 고위급 접촉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아직까지는 청와대를 중심으로 북한 측 인사와의 비공식 접촉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밀 접촉’을 금기시하는 정부 내 분위기가 여전히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한미 독수리훈련이 진행 중이고 북한 역시 대북 전단 문제 해결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하는 만큼 양측이 비공식적으로라도 당장 특정 의제를 갖고 만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남북이 싱가포르 현지에서 자연스럽게 접촉해 “앞으로 만나자”는 교감만 나누더라도 진일보한 성과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밀 접촉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비공개 공식 라인’ 가동에 대해 정부도 여지를 남겨 놓은 만큼 향후 남북 접촉의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김정안 jkim@donga.com·주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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