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 리퍼트 의연함의 ‘비밀’은 소통능력 탁월… 30대에 요직 섭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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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美대사 피습 이후]헤이글 등에게 정무감각 훈련받아
순발력 좋아 인적 네트워크 강점… 피습뒤 워싱턴서 안부문의 쇄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피습 사건 후 보여준 의연함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젊은 사람치곤 상당히 원숙하고 노련하다” “정치적 감각이 보통이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리퍼트 대사를 잘 아는 미국 워싱턴의 지인들은 피습 직후 “같이 갑시다”라며 한미를 동시에 끌어안은 그의 행보가 우연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데 입을 모은다. 한때 스포츠형 머리를 하고 다니고 나이에 비해서도 동안(童顔)인 겉모습과는 달리 이미 30대에 백악관 정부 의회의 요직을 두루 거친, 우리로 치면 ‘당정청’을 모두 섭렵하며 오랜 기간 정치적 훈련을 받았다는 것이다.

리퍼트 대사는 1999년 의회 보좌관으로 입성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상원의원 시절 외교담당 정책 보좌관을 지냈고, 백악관 국가안보부 보좌관 등을 거쳐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지내다 지난해 10월 한국에 부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 그룹 중에서도 몇 안 되는 화려한 이력이다.

대사는 이 과정에서 나이를 불문하고 폭넓은 인맥을 쌓았고 원로들을 만나며 정무감각을 훈련받았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그가 보좌관으로 일했던 민주당의 여걸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이나 톰 대슐 상원의원 등이 초기 정치적 스승으로 꼽힌다.

지인들에 따르면 최근에는 그가 비서실장으로 일하면서 상사로 모셨던 척 헤이글 전 국방장관으로부터 복잡다기한 ‘정치 세계’를 배웠다고 한다. 공화당 소속으로 상원의원을 지낸 헤이글 전 장관은 처음엔 소속당도 달라 별 인연이 없었던 리퍼트 대사를 비서실장으로 발탁했고 대사는 소탈하고 격의 없는 특유의 소통능력을 발휘해 헤이글 전 장관이 가장 아끼는 참모로 부상했다. 헤이글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리퍼트 대사가 한국으로 떠난다고 하자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한창 지휘하던 바쁜 와중에도 일정을 취소하고 리퍼트 대사 부부와 동반으로 워싱턴 인근 최고급 프랑스레스토랑에서 환송 만찬을 갖고 장도를 축하해 주기도 했다고 한다.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리퍼트 대사 피습 소식이 전해지자 워싱턴의 온갖 기관으로부터 ‘내 친구 마크가 어떻게 된 거냐’는 문의를 받았다. 예상은 했지만 워싱턴에 친구와 지인이 대단히 많다”고 전했다. 국방부 차관을 지낸 존 햄리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도 최근 기자와 만나 “사람들이 나이만 보고 마크가 너무 어린 것 아니냐고 말하기 쉬운데 그와 일해 보면 그가 얼마나 정무적 감각이나 순발력이 좋은 잘 훈련된(seasoned) 공직자인지 금세 알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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