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사진)이 다른 장관들을 질책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19, 20일 이틀 동안 경기 고양시 동양인재개발원에서 열린 행자부 한마당 행사에서 실·국장을 비롯한 직원 170명 앞에서다. 정 장관은 “대통령은 매일같이 ‘빨리빨리 바꾸라’고 (요구)하지만, 사람들이 타성과 습관 때문에 잘 안 움직인다. 장관들이 일을 제대로 하기 힘들다”고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혁신하자는 취지라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부실 대응 논란을 빚다 조직이 반 토막 난 부처의 수장으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행자부는 21일 ‘행정자치부, 국가혁신 선도 다짐하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정 장관이 “국가대개조의 중심에 행정자치부가 있고, 장차관 이하 직원 모두 다 함께 그 길을 열어가자”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보다는 대통령을, 지방자치가 아니라 국가혁신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정 장관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9월에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두고 국회 파행이 계속되자 “내각제였다면 국회를 해산해야 할 상황”이라는 사견을 밝혀 논란이 되는 등 튀는 발언이 연이어 주목받고 있다. 행자부 내에서도 “소신 있다”는 평가와 “아직 학자 같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개혁적 성향의 헌법학자였던 만큼 과감한 행보를 지지하는 의견도 나오지만 행자부의 존재 이유인 지방자치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국가혁신에만 관심을 갖는다는 비판 역시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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