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盧-親盧, 전당대회 앞두고 샅바싸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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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집모’ 컷오프 비판 목소리 높여… 문재인은 이희호 예방, 호남 껴안기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년 2·8전당대회를 앞두고 중도·비노(비노무현) 세력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친노(친노무현) 좌장 격인 문재인 비상대책위원을 견제하는 양상이다.

중도 성향의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소속 의원 15명은 12일 의원회관에서 좌담회를 열어 “‘자발적 참여 의사를 밝힌 선거인단’은 전대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원식 의원은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표시한 선거인단은 일반 국민의 의사와 일치한다고 볼 수 없고 특정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친노 결집력이 강한 문 의원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최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대해서도 대표가 대선후보로 출마할 경우 ‘출마 1년 전’에 대표직을 물러나야 한다는 현행 규정을 ‘2년 전 사퇴’로 고치자고 제안했다. 문 의원이 대선후보 경선에 나가려 할 경우 대표 출마의 길을 봉쇄하자는 얘기다.

원내대표직 사퇴를 계기로 친노와 거리를 두고 있는 박영선 의원은 이날 국회 토론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노 대 비노의 구도를 깨지 못하면 제3세력, 대안세력이 만들어질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부겸 전 의원이 출마한다면 확실히 도와드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최근 문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친노 해체를 선언하고 당권을 잡더라도 계파를 따지지 않겠다는 큰 그림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은 10일 박 의원과 비공개 회동을 하고 당 대표 출마 여부를 논의했다.

문 의원은 1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주변에선 당 대표 출마 수순 밟기에 들어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당의 기반인 호남지역에서 친노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전통적 지지층을 껴안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것이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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